SBS 뉴스

뉴스 > 경제

[한수진의 SBS 전망대] "우리나라 국민들이 왜 美 대통령 연설에 박수를…"

입력 : 2015.01.22 11:49|수정 : 2015.01.22 15:15

* 대담 : 이동형 시사평론가,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동영상

▷ 한수진/사회자:
매주 목요일 함께 하는 이슈토크 시간입니다. 두 분의 젊은 논객과 함께 하겠습니다. 인기 팟캐스트 이이제이의 이동형 시사평론가, 그리고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님 모셨습니다.

이슈토크를 그동안 지켜 온 이준석 새누리당 전 혁신위원장, 당분간 방송은 하지 못한다고 전해 왔습니다. 김무성 대표의 수첩파문, 좀 가라앉는다 싶었는데요. 이 작가님, 아무래도 이준석 전 위원장이 이런저런 상처를 많이 받은 것 같아요?

▶ 이동형/시사평론가
그렇습니다. 저번 주에 우리가 같이 방송을 하면서 느꼈지만, 얼굴에 수심이 많이 있었잖습니까. 아마 정치권 들어와서 이 정도의 관심, 질타 받은 게 처음일 것 같고요. 여러 곳에서 전화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그렇게 느껴집니다. 어쨌든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진위 여부를 떠나서요, 시끄럽게 되었다는 의미에서 자숙하는 의미로 모든 방송에서 조금 쉬는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요.

좀 아쉽죠. 이런 때일수록 좀 강하게 소신발언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고. 또 그렇게 해야 정치적 스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지자체장하고 계시는 남경필 지사라든가 원희룡 지사 같은 경우에도 소장파로서 다 자기 할 말 했거든요. 비난 받아도. 그래서 좀 아쉽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자, 오늘은 이준석 전 위원장 자리에 든든한 패널 한 분 모셨습니다. 윤태곤 실장 나와 계신데요. 실장님, 전망대와는 인연이 사실 오래되셨어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네, 2012년 6월까지 한 5-6년 정도 이런저런 포맷으로 출연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전망대 팬이라면 아마 다들 기억하실 거예요. 정치부 기자로서도 필명을 날리셨는데, 지난 대선 때는 안철수 캠프로 떠나셨잖아요? 요즘 근황을 간략하게 좀 밝혀주시면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그 이후에 제가 지방선거 때는 박원순 시장 캠프에서 일을 했었고요. 이후에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라고 싱크탱크를 여러 전문가들하고 독립적으로 만들어서 운영을 해보자, 이런 뜻을 가지고 한 달 정도 됐습니다. 많이 성원해 주십시오.

▷ 한수진/사회자:
정말 독립적이에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예. 독립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치판에서 독립적인 연구소 별로 없잖아요? (웃음)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사실 대선 주자들이 박근혜 대통령부터 그러한 싱크탱크를 베이스캠프 성격으로 만들었던 경우가 많고 지금도 많죠. 근데 제가 하는 곳은 아주 독립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안철수 전 대표와는 언제 마지막으로 만나셨어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11월 말 경에 점심, 여러 사람하고 같이 한 번.

▷ 한수진/사회자:
망년회도 안 하셨던 모양이네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바쁘시겠죠. (웃음)

▷ 한수진/사회자:
네, 기자 시절부터 워낙 촌철살인 방송 잘해주셨으니까 오늘도 날카로운 분석 기대해보겠습니다. 이 작가님, 연말정산 이야기부터 해봐야겠죠? 발칵 뒤집어진 거죠, 정치권이?

▶ 이동형/시사평론가
그러니까요. 역시 인권, 복지, 이념, 사상 이런 것보다

▷ 한수진/사회자:
그보다?

▶ 이동형/시사평론가
그보다 제일 와 닿는, 국민들 가슴 와 닿는 건 역시 세금 문제, 돈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것보다 세금 문제가 터지니까 정말 모든 게 발칵 뒤집혀버렸어요. 물론 연말정산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보지는 않거든요. 그동안 쌓아져 왔던 것, 여러 가지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 여론이 계속 쌓아져 오면서 연말정산으로 터진 게 아닌가. 국민 여론이, 부글부글 끓던 국민 여론이, 그렇게 생각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직장인 아니면 연말정산에 대해서 관계가 없는 거잖아요?

▶ 이동형/시사평론가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뭔가 그동안 쌓인 게 터진 거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 이동형/시사평론가
그러면서 결국은 뭐 당청이 백기투항 한 거죠. 처음에는 계속해서 국민들이 이해를 잘 못 한 거다, 이해를 잘 하게끔 설명해라, 이런 식으로 설명했었거든요. 착시효과가 있다, 이렇게 하다가 소급적용까지 이야기하면서 결국은 백기를 든 그런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처음에는 착시 효과였다, 그런데 이제는 사실상의 증세 아니냐 하는 데서도 당에서도 동의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고요. 어떻습니까, 윤태곤 실장님. 백기투항한 것 맞죠?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그렇죠. 제가 생각할 때는 청와대 입장에서 흐름이 조금 좋지가 않은 게요. 이런 문제가 되면 항상 전문가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게 선제적으로 대응을 해야 된다, 이야기를 하는데. 선제적인 대응이 아니라 따라가는 거였단 말입니다. 우리가 지난 이틀 동안을 짚어보면 지난 20일, 그제죠, 대통령께서 장관들하고 티타임을 하면서 국민들이 좀 이해가 잘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날 오후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청와대에서 기자들에게 자세하게 브리핑을 했단 말입니다. 이건 오히려 고소득층에 더 부담을 주는 거다, 그런데 거기서 방어를 하지 못하고 어제 당정협의 오전에 하고 오후에 해가지고 결국 뒤집은 거잖습니까. 그럼 대통령이 말한 대로 간 게 아니라 대통령 말은 말대로 남아 있는 거고, 당이 드라이브를 걸어서 청와대가 따라가는 식이 됐단 말입니다. 그래서 청와대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흐름이라고 말씀드리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선제적인 대응을 했다면 어떻게 했어야 되는 건가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애초에 설명이 좀 잘됐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양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진보 진영에서 보면요. 예를 들어 진보 신문을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한겨레신문 같은 경우에서는 방향은 옳은 방향이라는 쪽으로 논조를 많이 잡아가고 있고.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님, 한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이고 좀 진보적 성향인데, 정부 정책 방향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거든요. 전문가들이 소득공제, 세액공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작년부터 설명을 했었으면 준비를 할 수 있는 게 있었을 건데, 아주 돈 많은 사람만 영향을 미칠 뿐이지 중간층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계속 정부의 일관된 메시지였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갑자기 뒤통수를 맞는 듯한 느낌이 오지 않았을까 싶고.

좀 안 좋은 게 봉급생활자들이면,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선 어떻게 보면 그나마 형편이 나은 쪽이라고 볼 수 있죠. 연말정산을 한다는 자체가. 그런데 저희가 지금 좀 짚어볼 게, 어린이집 사건 있잖습니까. 어린이집 사건에다가 연말정산이 겹치면 여기가 수도권에서 30대에서 50대 초빈까지의 계층이거든요. 봉급생활자, 흔히들 말할 때 여론조사에서 선행지표를 하는 계층으로 봅니다. 선도하는 계층이죠. 여기서부터 좀 빠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상황이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시사평론가
결국은 정부에서 거짓말했다고 국민들이 느끼기 때문에 이렇게 반발을 하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정부가 단순히 설득에 실패한 게 아니라, 거짓말이다?

▶ 이동형/시사평론가
그렇게 느끼는 거죠. 그러니까 개별적 편차가 있어서 예외적으로 많이 내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그랬는데. 지금 백만 명이 넘는 사람이 더 내고 있는 걸 예외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문제거든요. 거기다가 5천 5백만 이하 소득자는 세금변동이 거의 없고, 8천만 이하 소득자도 작년과 크게 차이 없다고 그랬는데. 지금 내는 걸 보면 몇 십만 원씩 더 내고 있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도대체 법을 개정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해 봤는가, 그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결국은 이 법안 낼 때 보면 공청회 한 번 제대로 안했거든요. 세법이라는 걸 큰 걸 바꾸면서도. 그리고 여야가 통과시킬 때 법안논의 한 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랬다고 하죠?

▶ 이동형/시사평론가
그렇죠. 그러니까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까 국민들이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저는 정부 편을 그래도 약간 들어볼까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전문가들이 대체적으로 하는 말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가는 건 맞는 방향이라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방향은 맞다?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어떤 식이냐 하면요. 지금 이런 식으로 법안을 바꿀 때 또 한 가지 들어갔던 게 최고 소득세율의 범위를 원래 3억 이상이었는데, 1억 5천으로 다운시켰습니다. 그러니까 좀 더 부자들한테 세금을 많이 걷게 되는 거죠. 그러면 예컨대 1억 5천만 원 연봉 받는 사람은 5백만 원을 더 내는데, 저는 5천만 원 연봉을 받는데 한 20만 원을 더 낸다, 그럼 전체적으로 소득의 배분 효과는 강해지는 거죠.

그런데 이런 게 홍보라 할까, 설명이라 할까, 공감대 형성이 제대로 안되면, 남이 5백만 원을 내는 건 잘 안 보이는데, 제 호주머니에서 20만 원 나가는 건 금방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에 대한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아예 처음부터 솔직히 좀 까놓고 우리 증세도 해야 된다, 복지도 해야 된다, 그리고 재분배 효괄를 위해서라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된다, 이렇게 국민들을 설득했으면 달라졌을까요?

▶ 이동형/시사평론가
저는 그렇게 봐요. 복지가 필요하니까. 지금 나라에 돈 없는 거 모르는 사람 어디 있습니까. 다 알고 있어요, 나라에 돈 없는 거. 그러니까 복지에 필요하다고 해서 세금을 더 걷겠다고 해서 국민들이 결코 그 많은 숫자가 반대한다고 보지 않거든요.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는 증세 아니다, 아니다, 하고는 결국 담뱃값 올렸잖아요. 그래서 그 많은 돈을 세금으로 받아들였지 않습니까.

지금 같은 경우에도 증세가 아니라고 했지만, 연말정산은 결국은 9천억 원이 넘는 돈을 정부가 더 걷어갔단 말이에요.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이걸 자꾸 아니라고 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고, 국민들 입장에선 서민들의 주머니를 자꾸 터는 거 아니냐는 얘기지. 아주 쉬운 거. 담뱃값 올려서 증세하고 또 직접세 아닌 간접세 올리고, 연말정산 털고, 이러니까 반발할 수밖에 없는 거죠. 특히 기업의 법인세 같은 건 전혀 손 안 대고 있지 않습니까? 이명박 정부 때부터 계속해서 법인세 깎아주고, 그럼으로 해서 지금 기업이 사내 보유하고 있는 보유금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법인세 그냥 놔두고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어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있었잖습니까? 여기에 우리 국민들이 지금 상당히 박수를 보내고 있어요. 왜 남의 나라 대통령이 국정연설하는데 우리가 박수를 치냐고. 거기 보면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 증세 해가지고 양극화 없애겠다고 선언했단 말이죠.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불황인데, 미국만 그나마 좀 괜찮다고 하잖아요? 근데 그 나라조차도 부자증세해서 양극화 해소하겠다고 하면서 50만 달러 이상 소득자 23.8%였는데, 기존에 이걸 28%로 올리겠다는 얘기 아닙니까? 근데 우린 지금 거꾸로 하고 있으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미국 대통령에게 박수를 (웃음)

▶ 이동형/시사평론가
박수를 보내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윤태곤 실장님도 보셨죠? 오바마 대통령이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봤죠. 아주 재미있게. 특히 제가 좀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는데. SBS 월드 리포트의 이성철 기자께서 아주 중계를 재미있게 해주셨더라고요, 스케치를. 인터넷으로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고. 제가 이 작가님 말씀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같은 경우에 어제 강력하게 이야기를 했죠. 1%, 50만 달러 이상 계층에게 세금을 더 걷어가지고 중산층을 부활 시키겠다고 하면서 또 한 말이 연봉 만 5천 달러를 가지고 생활하는 가장들을 생각해보라, 그랬거든요.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미국에서 1천 6백만 원 정도인데, 그 수치를 이야기하면서 설득력을 가져갔는데. 그렇게 되는 게 첫 번째 좋을 건데, 그래도 세금을 더 걷는 건 참 쉽지가 않습니다. 부자 증세든 뭐든.

저희가 종부세 논란을 생각해 보면 거의 10년 전이죠. 많이들 기억나실 겁니다. 아파트 9억 이상 했을 때, 아파트는 9억이어도 실제 돈 없는 사람도 많다, 별의별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경우들이 나왔잖습니까? 이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더 설득이 필요하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뭐 오바마 대통령도 그렇게 말은 했지만, 공화당이 또 어떻게 나올지 모르잖아요. 그런데요. 증세 말이죠. 이정현 최고위원은 어제 끝까지 증세 아니다, 이렇게 주장을 하셨는데. 청와대 편을 들었다고 봐야 할까요? 아니면 이 분은 정말 이건 증세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시는 걸까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뭐 두 가지 다 아니겠습니까. 이정현 최고위원은 저희가 좋은 의미로서 이제 확신범 아니겠습니까? 박 대통령하고 거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사람. 근데 저는 별로 의미가 없는 논란이라고 생각합니다. 증세가 없다는 말은 세율을 올리지 않았으니까 증세가 없다는 뜻인데, 실제로 아까 이 작가님 말씀하신 것처럼 근데 돈이 나간 건 맞잖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국민의 주머니에서.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그러니까 담뱃값이 올랐느냐, 담뱃세가 올랐느냐는 논쟁도 한참 되다가 말았는데 같은 이야기죠, 사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소급입법은 괜찮은 걸까요? 이동형 작가님은 어떻게 보세요?

▶ 이동형/시사평론가
저는 이건 반대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세법 자체는 문제가 있었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급입법을 해야 되느냐, 이런 건 좀 다시 한 번 우리가 생각해 볼 일인데요. 정책이라는 게 원래 연속성이 있어야 되는 거고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이렇게 국민이 반발하니까 소급까지 적용해가지고 바꾸겠다고 그러면. 앞으로 도대체 어떤 세법을 갖고 나올 것인지. 또 나중에 그러면 국민들이 반발하면 그땐 또 어떻게 할 겁니까? 세법이라는 게 굉장히 나라의 조세라는 게 근간을 이루는 제도 아니겠습니까? 근데 국민 저항한다고 조세정책을 바로바로 바꾸면, 앞으로 어떤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있고 상당히 곤란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문제는 좀 심각하게 생각해가지고, 이런 미봉책 아니고 정말 시간을 좀 두고 공청회도 좀 갖고 국민 여론도 좀 수렴하고 큰 틀에서 봐야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윤 실장님도 같은 의견이신가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저도 동의하는 편이고요. 그런데 저는 소급입법을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현재.

▷ 한수진/사회자:
이번 같은 경우는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까. 저는 한 가지 더 제안을 하고 싶은 게, 이 기회에 좀 터놓고 논쟁을 해보자는 거죠. 제가 아까 말씀드렸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방향은 옳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정부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야당 같은 경우에도 복지를 늘려야 되기 때문에 세수 부분에 대해가지고 더 끌어내야 된다는 데엔 동의하고 있거든요. 그럼 아까 말씀하신 법인세 문제라든지, 말하자면 고통 분담 아니겠습니까? 월급 좀 많이 받는 사람도 더 내고 그럼 기업도 좀 더 내고, 이런 식의 계기가 됐으면 긍정적으로 풀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소급입법은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보시는 거죠?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지금 그렇게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상당한 무리잖아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법적으로는 손해를 끼치는 소급입법은 불가능한데, 이 기준의 소급입법은 가능하다고 하거든요. 근데 세종시 공무원들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런 우려를 하더라고요. 5월 달에 결국 돈을 더 주겠다는 건데, 괜히 서류 한 번 더 쓰라고 그러고 돈이 별로 들어오는 것도 없으면, 더 열 받은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이번 과정에서 보면 말이죠. 청와대와 당 사이 힘겨루기에서 이번에는 당이 이겼다고 봐야 되는 거죠. 또 그렇게 설득이 가능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대통령 지지율이 아닐까 싶어요.

지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주간 정기조사 공개가 됐는데요. 먼저 어떻게 조사를 했는지부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 5백 명 대상으로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전화 방식으로 진행됐고요. 응답률은 전화면접 방식은 17.8%, 자동응답 방식은 5.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였습니다. 국정수행 잘하고 있다에 39.4%, 못하고 있다에 51.9% 응답했고요. 관련 자료는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해당 기관 조사로는 집권 후 최대치라고 하는데요. 자, 방송 규정에 따라서 자세하게 다 설명을 드렸는데. 결과 어떻게 보세요?

▶ 이동형/시사평론가
이 조사가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하고 나서 나온 자료라는 게 중요한 거죠.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하자마자 조사를 시작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대통령 지지도가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조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다가 통진당 해산으로 반등했죠. 그리고 그 시점에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나왔는데, 이런 역대 최저의 성적표를 받은 여론조사가 나왔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국민들이 생각했던 것하고 정반대로 갔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니까 국민들이 바랐던 기자회견 내용하고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하고 간극의 차이가 많이 있었다고 하는 겁니다.

국민들은 인적 쇄신을 비롯해서 청와대 내의 개혁, 이런 걸 많이 바랐는데. 대통령은 국민들이 바라는 쇄신 대상자들을 오히려 한없이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그러니까 기자회견이 전혀 지지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방해가 돼버렸다라고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하신 말씀을 쭉 들어보면 조금 고개가 갸우뚱거리는 게 몇 개 있지 않습니까. 누가 봐도 항명인데 그거 아니라고 하시고. 청와대 기강이 무너졌기 때문에 각종 사건이 결국은 터지는 건데 어찌됐든 간에 그럼에도 내 방법대로 하겠다고 그렇게 했으니까.

결국은 대통령이 이렇게 계속해서 마이웨이식을 한다면 지지율은 앞으로도 계속 빠질 수밖에 없을 거다, 특히 좀 걱정되는 것은 소위 말하는 콘크리트 지지율, 지지층, 어떤 일이 있어도 밀어준다고 하는 TK지역, 또 50대 남성, 이분들이 많이 빠졌다는 것에 대해서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어쨌든 이런 지지율 때문인지 이번에는 당청관계에서도 변화가 느껴지지 않나 생각도 드는데. 윤 실장님 어떻게 보세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그렇죠. 정병국 의원이 재미있는 말을 했는데요. “당의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이제 우리가 리드해야 된다”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 이동형/시사평론가
친이니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웃음)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친이 문제라기보다는 통상적으로 한국에서 보면요, 국회의원들보다 대통령 인기가 좋습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내가 뽑은 사람이다, 라는 데 대해서 훨씬 더 일체감을 느끼거든요, 국민들이. 그건 뭐 과거 다른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심각성이 있다고 보고. 사실 이번 주말 조사도 별로 좋을 것 같진 않거든요. 앞서 말씀하신 소개해주신 여론조사 자료 같은 경우에는 정치적 문제들이 겹친 거였단 말입니다. 대통령 기자회견에다가 특히 그 음종환 전 행정관의 K, Y 이 사태가 겹친 건데.

이번 주에는 민생 사안들, 어린이집 문제에다가 세금 문제까지 겹치기 때문에. 그러면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대해서 비민주적이다, 민주적이다, 정치적 논란에 대해가지고 현 정부가 민생에 무능하다, 이런 식의 프레임까지 겹쳐져 버리면 아주 악성 콤플렉스가 되기 때문에 당 입장에서도 그럴 겁니다.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든지 이른바 3인방 이야기 같은 부분에서는 그래도 또 명분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비서실도 자기 마음대로 못 쓰냐, 항상 다른 대통령들도 다 그런 이야기를 했던 거거든요? 거기에 대해서는 뭐 고개를 끄덕거리는 분들도 있을 수가 있는데. 이런 경제문제, 민생문제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청와대보다 항상 여당이 여론하고 좀 더 가까워있게 마련인데. 더 민감할 수 있는 것이고 명분이 생기는 거죠.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그래서 당청관계에 대한 게 있을 텐데. 근데 또 박대통령 스타일이 당에 계속 따라가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이 보이네요.

▷ 한수진/사회자:
인적쇄신은 어느 선까지 이루어질까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저는 누가 나가는가 문제보다 누가 들어올 수 있느냐의 문제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김기춘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런 보도들이 조금 나오고 있는데. 흔히 밖에서 볼 때는 아주 새로운 사람, 지금 대통령 주위에 있지 않은 국민들이 모두 납득할만한 사람을 쓰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사실 대통령이 안 친한 사람을 쓴 적은 몇 번 없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처음에 민정계를 당시에 썼었고, 김대중 대통령도 TK 출신을 썼었는데, 근데 두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그야말로 정치9단으로 불렸던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그 외에는 다 가까운 사람을 썼거든요. 그러면 김기춘 실장 외에 과연 어떤 인물이 대통령이 그 인물을 신뢰할 수 있고 일을 맡길 수 있느냐 제 생각엔 그 부분이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마 3인방에 대한 문제도 그렇겠죠.

▷ 한수진/사회자:
이동형 작가님은요?

▶ 이동형/시사평론가
3인방들은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거라고 저는 보고요. 대통령도 지금까지 해 오셨던 스타일일 것 같은데.

▷ 한수진/사회자:
자리는 좀 옮길 거라는 얘기가 있죠?

▶ 이동형/시사평론가
그러니까 자리는 옮겨도 청와대에는 계속 있을 거라고 보고. 지지율 아까 얘기도 했었습니다만, 떨어지고 있다고 다 청와대에 보고가 될 거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 소폭개각 얘기만 했거든요. 소폭개각이라는 것은 공석인 지금 해양수산부 장관, 그 정도 얘기하고 특보단 얘기했으니까 그 정도에서 그치고. 흔히 국민들이 생각하는 큰 인적쇄신의 틀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런 게 좀 안타까운 게 있는 점이 대통령이 소위 말하는 문고리 3인방에 대해서 잘못한 게 없는데 어떻게 나가라고 하냐,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국민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한 게 있으니까 나가라가 아니고 그 사람들한테 권력이 집중돼 있으니까 문제가 된다고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여러 가지 사건들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 걸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거 여러 가지 문건파문, 항명사건, 수첩파문 계속해서 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사람을 쓰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지만, 사람들을 어떻게 쓰느냐, 이건 또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도 결코 가벼워 보이지가 않습니다. 금요일마다 청와대에게는 좀 잔인한 금요일이 되고 있네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봐야 되겠네요. 오늘 이슈토크는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