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스포츠

보르친·바쿨린 등 러시아 경보영웅 도핑 적발

주영민 기자

입력 : 2015.01.21 13:35|수정 : 2015.01.21 13:35


러시아의 '경보 영웅'들이 줄줄이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돼 러시아 스포츠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는 다섯 명의 도핑 적발 선수를 공개했습니다.

러시아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만 세 명에 달할 만큼 세계적인 경보 강국이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경보 20㎞ 금메달리스트인 발레리 보르친(29)을 필두로, 같은 대회 여자 경보 20㎞ 금메달리스트 올가 카니스키나(30)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경보 50㎞ 금메달리스트 세르게이 키르디얍킨(35)도 적발됐습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경보 50㎞ 금메달리스트인 세르게이 바쿨린(29)과 남자 경보 20㎞ 은메달리스트 블라디미르 카나이킨(30)도 적발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5명이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만 4개(금3·은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따낸 메달은 9개(금8·은1)에 이릅니다.

RUSADA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서 보관하는 이 선수들의 생체 여권에서 혈액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나타났다"며 "징계위원회를 열어 금지 약물 복용에 따른 처벌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징계는 2012년 시작한 것으로 소급 적용되고, 이 기간에 거둔 성적은 모두 무효처리됩니다.

보르친은 2012년 10월부터 8년 동안 자격정지를 받았고, 카니스키나와 키르디얍킨은 같은 시점부터 3년 2개월간, 바쿨린은 2012년 12월부터 3년 2개월간 선수 자격을 상실합니다.

카나이킨은 2012년 12월부로 영구 제명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보르친과 카니스키나 등은 이미 은퇴한 상태입니다.

키르디얍킨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징계를 마치고 복귀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지만, 2009년과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의 메달은 IAAF의 결정에 의해 뒤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장 2000년대 후반 들어 육상 종목에서 일궈낸 화려한 성적이 나락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하자, 러시아 스포츠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6년간 도핑으로 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은 러시아 경보 선수만 25명에 달합니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장관은 "이미 러시아육상연맹(VFLA)에 여러 차례 자체 정화를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했는데도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 분노를 표시하며 "인적·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에도 독일 방송사의 폭로로 "올림픽 팀의 99%가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