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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희귀암 6살 UAE 소녀, 한국서 새 생명

입력 : 2015.01.21 11:28|수정 : 2015.01.21 11:28


생존율이 20~30%에 불과한 악성 희귀암을 앓던 6살짜리 아부다비 소녀가 한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주인공은 알자데 압둘라(6)양.

압둘라 양은 2013년 1월 다리가 아파 근처 병원을 찾았다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오른쪽 엉덩이에 6㎝ x 5㎝ 크기의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급해진 부모의 요청을 받은 아랍에미리트(UAE) 보건청은 한국 정부와 맺은 협약에 따라 서울대병원에 진료를 의뢰했고, 압둘라 양은 그해 2월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았다.

이 결과 압둘라 양의 종양은 '악성횡문근양종양(malignant rhabdoid tumor)'으로 최종 판정됐다.

암세포가 엉덩이의 신경과 혈관까지 파고들어, 암세포를 모두 잘라내지 않으면 못 걷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질환은 인구 100만명 당 0.6명꼴로 생기는 희귀병으로, 치사율이 70~80%에 이른다.

의료진은 암세포의 크기부터 줄이기 시작했다.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가 5차례에 걸쳐 항암치료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급성 폐렴이 발생해 소아중환자실에서 2개월간 박준동 교수의 진료를 받기도 했다.

그해 7월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심장 판막이 세균감염으로 손상되는 위기를 맞았지만, 흉부외과 김웅한 교수가 염증으로 손상된 심장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환하는 수술을 하면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암 크기가 많이 줄어들자 정형외과 김한수 교수는 아이의 좌골신경과 붙어있던 횡문근의 암세포 조직을 신경 조직 손상 없이 잘라냈다.

또 다리 신경 부위에 남은 일부 종양은 방사선요법으로 치료했다.

덕분에 압둘라 양의 다리 신경 기능은 완전히 회복됐다.

2013년 10월에는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수술도 이뤄졌다.

이 수술은 암 완치를 위한 최종 관문으로 남은 암세포를 모두 제거하고,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새로 이식하는 방식이다.

이 결과 압둘라양은 이식 수술 후 1년이 지난해 10월까지 암이 재발되지 않았다.

의학적으로 조혈모세포이식수술 후 1년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가 된 것으로 본다.

압둘라 양은 이제 3개월에 한 번씩 CT, MRI 검사만 하면 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21일 "압둘라 양과 부모는 의료진에 고마워하며 지난달 4일 인천공항을 통해 아부다비로 떠났다"면서 "오는 2월 치료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가족 모두가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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