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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 행적 확인…IS 포섭·가입 절차와 일치

입력 : 2015.01.20 17:36|수정 : 2015.01.20 17:42


터키 여행중 실종된 김 모(18)군의 행적이 속속 확인되면서 그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터키 경찰의 수사로 드러난 김 군의 행적은 IS가 '외국 테러 전투원'(FTF)을 포섭해 가입시키는 절차와 일치합니다.

김 군은 한국에서 IS와 관련된 인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IS 가입 의사를 밝혔고, 시리아 접경도시인 킬리스에서 10일 접촉선을 만나 차량을 타고 시리아 국경으로 이동했습니다.

터키 경찰이 킬리스의 감시카메라들을 조사한 결과 김 군은 투숙한 호텔 바로 건너편에서 남성과 만나 함께 승합차를 타고 시리아 국경 근처로 이동해 하차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김 군이 한국에서 IS 조직원과 비밀 메신저 앱인 '슈어스팟'을 통해 사전에 접선 일시와 장소를 약속했음을 보여줍니다.

김 군이 투숙했던 호텔 직원도 "호텔 외벽의 감시카메라 녹화 화면을 경찰과 함께 봤는데 그(김 군)가 문을 나선 뒤 어디로 가야 할지 아는 듯이 곧장 왼쪽으로 돌아 걸어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직원은 "그가 걸어가는 내내 티셔츠에 달린 모자를 쓰고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면 주위를 둘러봤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앞서 김 군이 터키에서 개설된 트위터 계정 사용자와 트위터로 대화를 나누다 터키인이 슈어스팟으로 대화하자고 제안한 이후 수차례 슈어스팟을 이용해 대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김 군의 이런 행적 역시 IS가 외국인을 포섭해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IS의 미디어 조직원들은 김 군처럼 IS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과 트위터 등 일반적 SNS로 대화를 나누다가 상대의 신원이나 IS 가담 의지가 확인되면 슈어스팟이나 'KIK' 등 암호화된 메신저를 통해 접촉을 시도합니다.

IS 조직원들은 이 과정에서도 계속 계정을 바꿔가면서 추적을 피하다가 최종 확신이 들면 전화연락을 통해 터키 남부의 시리아 국경에 관한 정보를 주고 접촉선에게 연락해 국경을 넘게 하는 수순으로 진행합니다.

김 군은 최소한 IS에 가담한 것은 확실해 보이며 IS가 주선한 남성과 함께 시리아 국경선까지 갔다는 점에서 시리아로 밀입국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터키 경찰은 김 군이 시리아로 넘어간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감시카메라 등을 피해 밀입국했다면 경찰이 국경을 넘었다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터키와 시리아는 국교가 단절됐을 뿐만 아니라 김 군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국경 건너편 시리아 지역은 IS 등 반군이 장악한 곳입니다.

김 군이 시리아로 가서 IS에 가입했다면 IS가 선전영상 등을 공개하지 않는 한 김 군의 소재는 확인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터키는 시리아의 온건 반군을 지원하고 있어 온건 반군 관계자 등을 통해 김 군의 정보를 입수할 수도 있지만, 현재 온건 반군은 IS와 대립하는 관계로 이 가능성도 크지 않습니다.

아울러 IS는 최근 조직원 이탈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김 군이 IS에 가담했다면 탈출해서 터키로 돌아올 가능성 역시 낮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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