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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파견 사원 강요에 돈 꾸기까지… 대형마트 '갑의 종합판'

입력 : 2015.01.20 09:40|수정 : 2015.01.20 09:58

* 대담 : SBS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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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신발을 만드는 한 중소기업이 자신들이 신발을 납품하던 대형마트를 공정위에 제소를 했습니다. 이 신발업체 사장 주장에 따르면 대형마트 측의 쥐어짜기식 횡포에 신발 회사가 문을 닫을 지경이라는데 그동안 갑을 관계 때문에 항의 한 번 못했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취재해서 보도한 SBS 사회부 김종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 김종원/SBS 기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대형마트. 홈플러스 이렇게 밝혀도 되는 거죠?
 
▶ 김종원/SBS 기자
예. 그렇게 보도가 나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미 보도가 나갔어요. 대형마트 갑의 횡포. 새해 들어서 이런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또 이런 일이 보도가 됐네요. 취재해 보니까 어떻든가요?
 
▶ 김종원/SBS 기자
말씀하신대로 홈플러스였는데 대형마트의 갑의 횡포, 자주 뉴스에 나왔던 소재입니다. 그런데 이번 거는 제가 취재를 해봤더니 사장님 주장에 따르면 완전히 마트 횡포의 종합판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이 사장님이 문제로 삼은 게 일단 이 분이 2007년부터 오랜 기간 거래를 해왔는데 반품을 계약을 어기고 재고품을 반품을 시킨다거나 아니면 고질적인 문제인데 파견사원을 강요를 한다거나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먼저 파견사원 말씀을 드렸는데 파견사원이 뭐냐 하면 마트를 가면 직원분들 마주치지 않습니까 매장에서. 안내를 해주기도 하고 물건을 정리하기도 하고 하시는데 이분들이 마트 측 옷을 입고 있어서 마트가 고용한 분들 같지만 사실은 물건을 납품하는 중소업체들, 신발가게나 옷 업체 이런 데서 ‘우리 물건 좀 잘 보살펴 달라’고 고용을 해서 마트로 파견을 하는 형태의 직원들이 꽤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납품업체 직원인 거군요?
 
▶ 김종원/SBS 기자
그렇죠. 결국은 납품업체가 고용해서 납품업체가 돈을 내지만 일은 마트에 가서 마트의 옷을 입고 하는 이런 형태인데 이걸 이대로 놔뒀더니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 하면 마트가 이분들이 납품 업체들이 고용을 했는데 자기네 마트 쪽 일을 막 시키더라는 거죠 이 분들한테. 자기네들 임금을 한 마디로 줄이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파견사원 안 쓰는 납품업체에다가 파견사원 쓰라고 강요를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걸 법이 엄격하게 몇 년 전부터 금지를 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가 납품 업체에다 파견사원을 쓰라고 강요를 하는 걸 금지를 하고 있는데 이 신발가게 사장님은 홈플러스 측이 자기한테 파견사원을 쓰라 강요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울며겨자먹기로 전국 100개 매장 신발 코너에서 일할 파견사원 100명을 고용을 했는데요.

이게 여러 신발업체가 있다 보니까 같이 여러 명이 한꺼번에 한 명씩을 고용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이 됐다고 해요. 그래서 실제로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강요에 의해서 썼기 때문에 자기가 직접 고용을 하지도 않은 이런 분들의 월급 100명분을 떠맡았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참 부담이 보통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죠.
 
▶ 김종원/SBS 기자
그렇죠. 결국은 그래서 회사가 어려워져서 이분들의 임금과 퇴직금 지급 못해서 현재 노동부에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왜 이걸 고소를 당해야 되냐 이런 입장이고요. 그런가 하면 반품, 이 분이 신발을 납품하는데 계약서에 한 번 홈플러스가 신발을 받아 가면 반품은 절대 안 되게 계약서에 써있거든요. 근데 홈플러스 측이 3년간 15억 원 어치를 반품을 시켰다는 거예요. 근데 마치 자기네가 시키는 게 아니라 이 사장님이 원해서 신발 좀 돌려 달라. 이런 식으로 받아가는 것처럼 하자, 이렇게 이 사장님한테 얘기를 해서 이 사장님은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그런 반품을 받아주기도 했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계약서와는 전혀 딴판인 거군요.
 
▶ 김종원/SBS 기자
그렇죠. 계약서에 단서 조항이 있었어요. ‘단 납품업체가 특별한 사정으로 원할 경우엔 받아갈 수 있다’ 근데 이걸 악용했다 이런 얘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파견사원, 반품 문제.. 사실 이게 전형적인 대형마트 횡포 유형 중에 하나죠? 근데 이거 말고는 또 없어요?
 
▶ 김종원/SBS 기자
이 부분이 이제 사실 이 사장님이 참 어떻게 이럴 수 있냐 하는 부분 중에 하나인데 돈을 그렇게 꿔갔어요. 사장님 말은 어떻게 대기업이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서 돈을 꿔가냐 이렇게 분노하시기도 했는데, 뭐냐 하면 마트 측이 이 분 신발을 마트에서 파니까 신발이 팔린 만큼 이분이 돈을 받는 이런 제도거든요. 근데 거기서 돈을 자꾸 5천만 원 3천만 원 빼고 주는 거예요. 원래 이 사장님한테 줘야 되는 돈을.

그런데 그렇게 빼기 전에 일방적으로 빼고 주는 게 아니라 전화가 온답니다. 지금 우리가 회계 장부를 정리하는데 갑자기 돈이 좀 빈다. 한 1억만 빌려줄 수 있냐. 그래서 사장님이 아 내가 돈이 어디 있어서 1억을 빌려주냐 그러면 알겠습니다, 화를 내면서 탁 끊는다는 거죠. 그러면 가슴이 철렁한답니다.

근데 또 아니나 다를까 10분 있다가 전화가 온대요. ‘급한 대로 어디 다른 업체에서 5천은 빌리기로 했으니까 사장님 그냥 5천만 빌려 주세요.’ 이런다는 거예요. 이때는 거절을 못한다는 거죠. 알겠습니다, 하면 광고비 이런 명목으로 세금 영수증을 가짜로 끊어주고 자기네한테 줘야 될 돈에서 5천만 원 공제를 하고 주고 이런 식으로 몇 차례를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다 돌려받지도 못했고 그래서 이것도 굉장히 말이 안 되는 횡포다 라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니 무슨 대형마트가 돈을 꿔가요 납품업체에 대해서.
 
▶ 김종원/SBS 기자
그러니까요. 제대로 갚지도 않고 말이죠.
 
▷ 한수진/사회자:
제대로 갚지도 않고요? 아니 뭐 파견사원 문제도 상당히 심각한 거고 반품 문제도 그렇고 돈까지 꿔가기도 했다 그러고요. 사장님 말이 다 사실이라면 누가 봐도 정말 부당한 횡포인데 다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거죠?
 
▶ 김종원/SBS 기자
네. 이게 저도 처음에 얘기를 듣고 어쨌든 이 한 분의 주장이기 때문에 파견사원 이런 횡포가 있다는 얘기는 알았지만 어떻게 이렇게 몇 년을 당하고 이렇게 아무 소리도 안하고 회사를 유지를 했을까 했는데 이 분이 통화 내용을 하나 들려줬어요 저한테. 전화 녹취인데 저희 보도를 보시면 통화 녹취가 실제로 나가는데 이 분이 쉰 살이세요. 올해 쉰 살인데 띠 동갑이에요. 한참 어린 마트의 구매 담당자입니다. 이 분을 담당하는 직원인데 통화를 하는데 이 분이 몸이 아파서 침을 맞다가 전화를 못 받았어요. 근데 카톡으로 전화를 달라고 홈플러스 측 직원이 사장님한테 메시지를 보낸 거죠.
 
▷ 한수진/사회자:
30대 직원이요?
 
▶ 김종원/SBS 기자
예. 카톡을 보냈는데 그걸 침을 맞느라고 1시간 반 동안 못 본 거예요. 뒤늦게 아 보내셨다고 전화를 했더니 굉장히 차갑고 굉장히 낮은 목소리로, 근데 저는 약간 들으면서 군대에 있을 때 선임이 저를 혼낼 때가 생각이 났는데요. 홈플러스 직원이 그러더랍니다. 사장님은 사장님 편할 때만 전화를 하십니까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상당히 꾸짖듯이 통화를 하더라고요. 그에 대해서 이 사장님은 아닙니다, 아닙니다 하면서 쩔쩔 매고 계셨던 거죠.

물론 저희 뉴스를 다시 들어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 이런 분위기가 좀 있다는 거죠. 아무래도 갑을 관계라는 게 있다 보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거예요. 그런가 하면 심지어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화를 해서 강매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지금 어디 점포가 매출이 많이 나와야 되는데 업체 사장님들 모아놓고 물건 좀 팔려니까 빨리 잽싸게 좀 와라 그러면 이 분은 찍소리도 못하고 또 가서 물건을 사갖고 오는 거예요. 이게 이제 명절이 되면 자기네 홈플러스 상품권을 한 천만 원씩 강매를 하기도 하고 이랬다고 하더라고요. 영수증도 다 모아두셨더라고요. 7천 몇 백만 원 어치를.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아까 무슨 종합판이라는 말을 했잖아요. 그 말이 딱 맞네요. 정말 가지가지 다 있네요. 말씀을 들어보니까 참 갑을관계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데 예전에 밀어내기 사태 때도 말이죠. 그때도 전화녹취 때문에 저희가 얼마나 분노를 했었어요. 정말 비슷한 그런 일인 것 같습니다. 근데 한두 번이야 어쩔 수 없다 쳐도 꼭 이렇게까지 하면서 유지를 해야 되나. 거래를 해야 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8년 동안 했다면서요? 근데 이제야 폭로를 했어요?
 
▶ 김종원/SBS 기자
그렇죠. 한두 번은 이 분도 그럴 수 있겠다 싶고 분위기도 말씀드린 대로 이러니까 어쩔 수 없이 했는데 이게 8년을 유지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 내가 부탁 들어주면 다음에 뭔가가 돌아오겠지 이 생각으로 했는데 도저히 안됐다는 거예요. 이걸 8년을 참았는데 이렇게 오래 참을 수밖에 없었던 건 저희가 이번에 뉴스가 나가고도 많은 분들이 비슷한 사례를 제보를 해주셨는데 한 번 이렇게 폭로를 하면 이 바닥에선 끝이랍니다. 이건 완전히 마트 쪽과의 거래를 끊을 생각을 해야지만 공정위에 제소하든 언론에 제보하든 할 수 있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이 해당마트 말고도? 다른 마트와도요?
 
▶ 김종원/SBS 기자
그렇죠. 다른 마트도 한 번 문제가 생긴 업체랑은 거래를 잘 안하려고 한다는 게 이 사장님의 말씀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위 말해서 문제 업체로 낙인을 콱 찍어버리는 거군요.
 
▶ 김종원/SBS 기자
그렇죠. 뭐 어차피 중소 업체는 많으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아.. 성가시다...

▶김종원/SBS 기자
그래서 이 분도 이 마트하고만 거래를 했던 분인데 이제 이쪽 사업 완전히 신발 사업 철수한다는 각오로 하다 보니 조금만 참자 참자가 8년이 됐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럼 다른 마트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니겠어요?
 
▶ 김종원/SBS 기자
보도에 몇 번 나왔죠? 다른 마트도 사례가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이렇게 계속 왔다는 건데 홈플러스 측에선 뭐라고 그래요?
 
▶ 김종원/SBS 기자
홈플러스 측은 일단 모든 사실을 부인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홈플러스 측은 이분이 자기네와 사업을 시작하면서 매출이 굉장히 많이 뛰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어려워져서 문제를 제기한 데는 홈플러스 때문이 아닌 본인의 어떤 운영상의 실수가 있었는데 홈플러스 측이 갑질을 해서 이렇게 됐다 이런 식의 논리를 전개하는 것 같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강요는 절대 없었다. 반품이 됐든 파견사원이 됐든 모든 것은 사장님과의 합의를 위해서 진행이 된 사안이다 이게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그리고 아까 돈 꿔간 문제는 세금계산서 발행이 좀 오류가 난 부분이 있다 이렇게 해명을 해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해명이 안 되는 것 같네요? 공정위가 착수를 했다니까 우리 한 번 지켜보도록 하죠. 잘 들었습니다. SBS 보도국 김종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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