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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2014년 가장 핫(Hot)했던 것은?

정구희 기자

입력 : 2015.01.20 09:24|수정 : 2015.01.20 09:26

2014년 지구 평균 기온 사상 최고, 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 계속 증가


2014년 2월 17일 경북 경주의 마우나 리조트에서 10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물기까지 머금어 무거웠던 습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건물 지붕이 무너져 내린겁니다.

우리나라는 기후적인 특성상 폭우, 폭설, 태풍, 폭염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발생한 피해액만 1,342억, 폭설로는 179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2013년 폭우피해액인 1,566억의 비하면 감소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피해액의 증감 여부만으로는 방재 효과가 증가한 것인지, 이상기후가 덜 발생한 것인지 확실한 인과관계를 따지기 어렵습니다.

강풍과 호우피해에 대한 풍수해 보험금 지급현황을 보면 뚜렷하게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경향보다는 큰 규모의 사건이 있을 때 갑자기 증가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4 풍수해보험(▲ 2014 풍수해 보험 지급 현황 )

2012년에는 태풍 볼라벤이 발생해 2014년보다 7~8배 가까운 보험금이 지급됐습니다. 피해액은 들쭉날쭉하지만, 기상학적인 수치로 보면 이상기후가 더 자주 발생한다는 증거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1973~1980년의 1년 평균 강수량은 1209.6mm인데, 2001년부터 2010년까지 강수량은 1358.5mm로 12% 정도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강수가 내린 일수는 평균 2.3일 감소했습니다. 강수량은 늘었는데 강수일수가 적었다는 건, 한 번에 내리는 비의 양이 더 많아졌다는 겁니다. 2014년 8월 25일에는 창원에 하루 만에 246.5mm의 비가 내리는 등 영남지역에 폭우가 쏟아졌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고리원전 2호기까지 수동 정지했습니다.

큰 그림으로 보면, 이상기후가 증가한 원인은 지구온난화입니다. 우리나라의 1970년대 평균기온은 12.1℃였는데, 1980년대 12.2℃, 1990년대 12.5℃ 2000년대 12.8℃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더구나 세계적인 관점에서, 지난 2014년은 인류 공식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지구로 기록됐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지구평균 온도는 1901~2000년 평균온도인 14.0℃보다 0.69℃ 높았습니다. 135년 관측사상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수많은 데이터가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그런데 소수의 사람들은 지구온난화가 과장됐다며 찬물을 끼얹습니다. 그들이 지구온난화가 과장됐음을 지적한 이유는 최근 15년간 지구 기온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구 기온은 1998년 이후 2013년까지 15년 동안 지구 온도는 제자리였습니다. 이른바 '지구온난화 멈춤'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학계에서도 뚜렷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난제였습니다. 바다가 많은 열을 저장해 기온상승이 잠시 주춤 했을 거라는 학설이 유력하지만, 아직 정설은 아닙니다.

하지만 확실히 해두어야 하는 건 2000년대 지구 평균온도는 이미 1900년대보다 0.6도 이상 올라 매우 뜨거웠다는 겁니다.
지구 기온
(▲ 지구 평균 기온 변동 경향, NCDC/NESDIS/NOAA)

1940년대에도 지구 기온이 잠시 상승을 멈춘 적이 있지만,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도 참고해야 될 사항입니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쉴 새 없이 높아지고 있어 지구온난화가 금세 다시 진행될 거라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대기 중 CO2 농도의 대푯값으로 자주 사용되는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2014년 CO2 관측값은 398.55ppm으로 2012년 393.82ppm, 2013년 396.48ppm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구 CO2
(▲이산화탄소 농도, Mauna Loa observatory, NOAA)

올해 이산화탄소 농도는 400ppm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올해 '대기 중 CO2 농도 400ppm 돌파 여부'를 '2015년 10대 과학 이슈'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학계에서 지구온난화 여부는 논쟁거리가 아닙니다. 온도 상승 정도의 차이와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이 인류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지가 관건입니다. 이상 기후는 더 빈번히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방재시스템이 발전하겠지만, 이상 기후 대책은 방재시스템 발전과 지구 온난화와의 속도경쟁이 아닙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책은 지구 온난화를 최대한 멈추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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