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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대기 영상' 피해아동 엄마 "주변 시선 힘들어"

입력 : 2015.01.19 17:17|수정 : 2015.01.19 17:17


지난해 12월 17일 보육교사가 아동을 '패대기' 치는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준 인천 남동구 모 어린이집 피해 아동의 엄마 이 모(36)씨가 오늘(19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열린 아동학대 근절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씨는 연단에서 "제2·3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제가 나서서 말해야 피해가 더 없을 것 같아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여러 명의 아이를 돌보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다"며 "정부가 나서서 교사 자격심사 강화, 처우 개선 등 교사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와 영상 보존 기간 법제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또 "주변 시선을 견디기가 가장 어려웠다"며 "'기저귀 갈아주는 걸 착각한 것 아니냐', '언론에만 이야기하는 등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등 주변의 면박을 견디기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제가 원하는 것은 어린이집 측의 '죄송하다'는 말뿐"이라며 "원장은 자신은 관리자일 뿐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판단대로 하면 될 것이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서운함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원장, 해당 교사, 나를 오히려 비판한 일부 부모 등을 모두 용서하고 싶다"며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피해를 본 이 씨의 아들 A(3)군은 지난 16일까지 종합병원에서 정신 치료받다가 퇴원했습니다.

이 씨는 A군이 정신적으로 3개월, 신체적으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고 자신도 정신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아들은 퇴원했지만 아직 완치한 것은 아니며 통원 치료하고 있다"며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몸도 만지지 못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병원에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낯선 사람을 만나지 말게 하라고 당부했다"며 "앞으로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집회에는 인천지역 부모, 아동 등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집회 내내 아동학대 근절을 기원하는 초록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었습니다.

문제의 남동구 모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B(48·여)씨는 지난달 17일 오후 1시 4분 취침시간인데 잠을 자지 않는다며 A군 등 원생 2명을 폭행,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CCTV 동영상에서는 B씨가 A군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은 뒤 아이를 자신의 머리 높이로 번쩍 들어 올렸다가 바닥까지 떨어뜨리는 행위를 6차례 반복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또 다른 피해 아동도 같은 방법으로 1차례 폭행당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의 보강수사 지휘로 경찰에서 재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B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는 "상해 고의가 없는 우발 범행인 점과 지속적으로 범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한다"며 기각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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