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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평양지국장의 북한 취재법…"무엇이든 쓸 수 있다"

입력 : 2015.01.19 17:11|수정 : 2015.01.19 17:11


2013년 10월부터 AP통신 평양지국장으로 활동해온 에릭 탈매지(53)의 북한 취재 활동이 워싱턴포스트(WP)에 18일(현지시간) 상세히 소개됐습니다.

아시아 전문가인 탈매지 지국장은 일본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매달 평양을 방문하는 식으로 한 달에 대략 10일을 북한에 머뭅니다.

북한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유일한 서방기자라는 것이 WP의 설명입니다.

북한 취재와 관련해 탈매지 지국장에게 우선적으로 각인된 것은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북측의 답변이 '안 된다'였다는 사실입니다.

특정 장소에 가서는 안 되고, 특정 인사를 인터뷰해서도 안 되며, 특정 정보를 취득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디에 있든 항상 감시자의 눈길을 벗어날 수 없었고, 이메일이나 인터넷 검색, 전화는 물론 대화마저 도청을 당하고 있다는 압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 속에서 북한 최초의 스키장 건설, 북한판 인기 걸그룹 '모란봉 악단' 소개, 에볼라 바이러스 방지 노력 등 산발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한 나라를 들여다볼 수 있는 통찰력도 일부나마 가질 수 있었습니다.

탈매지 지국장은 "해외에서는 건설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너무 쉽게 경멸하거나 조롱하는 식으로 북한을 희화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내가 거기에 있는 동안, 보통의 북한인들이 다른 세상의 사람들처럼 가족이나 살림살이, 친구, 건강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을 보고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자주 북한의 일상생활을 올려 서방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나 북한 자체의 선전전이 거짓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활동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미 AP통신 보도의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서방 언론 중 처음으로 북한에 종합지국을 개설하게 되자 서방 관측통 사이에서는 AP통신이 평양지국 허가를 받으려고 타협책을 썼으며 따라서 북한 정권의 긍정적인 면만을 보도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습니다.

탈매지는 그러나 북한 관리들이 기사를 검열하지는 않고 있다며 "나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쓸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북한 당국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기사가 송고됐을 때에야 내가 쓴 내용을 알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WP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가을 수 주동안 공석에서 사라져 온갖 소문이 난무했던 때 탈매지가 쓴 기사를 예로 들며 기자가 현장을 알 때의 장점을 소개했습니다.

당시 탈매지는 평양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고 있으며 신격화된 지도자가 있는 나라에서 급변이 일어났다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전했고, 그다음 날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서방 언론사 최초로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리로부터 현직을 이어받은 탈매지는 25년 동안 아시아 지역 취재를 담당한 아시아 전문가로 일본과 인도네시아 재난, 아프가니스탄 전쟁, 다섯 차례 올림픽을 취재한 베테랑 기자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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