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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위클리] 대통령 신년 회견, 소통 부족 논란

김호선 기자

입력 : 2015.01.17 08:28|수정 : 2015.01.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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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초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을 교체할 뜻이 있음은 밝혔지만 측근 3인방에 대해서는 유임시키겠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드물게 사심없는 분'이자 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이 이미 여러차례 사의를 표명했다며 당면한 현안들을 수습하고 나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김 실장의 교체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등 세 비서관에 대해서는 "비리가 드러난 게 없다"며 교체설을 일축했습니다.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로 내치거나 그만두게 하면 누가 제 옆에서 일할 수 있겠습니까.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비선 실세로 지목됐던 정윤회씨에 대해서는 실세인지, 아닌지 답할 가치가 없다며 국정 근처에도 온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을 염두에 둔 듯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박근혜 :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서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 인적 쇄신 등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 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또 다른 소통 부족 논란을 낳았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에 적힌 이니셜 두 개가 이번주 정국을 한바탕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발언자로 알려진 청와대 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당청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화요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무성 대표가 수첩을 유심히 보는 모습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수첩 아랫부분에 '문건 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메모가 적혀 있습니다.

그러자 K Y가 도대체 누군지 초미의 관심이 쏠렸는데요.

결국 이니셜의 당사자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한 술자리에서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김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문건 유출의 배후로 지목했다고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주장했고 이를 김 대표가 수첩에 적어 놓은 것이 알려진 것입니다.

음 행정관은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 문건에서 이른바 십상시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인물입니다.

음 행정관은 문제가 불거진 다음날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문건 유출의 배후로 두 사람을 지목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건 유출 배후설 그 자체도 문제지만, 배후설이 불거진 이후 당과 청와대 사이에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으면서 당청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진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야당의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신당합류를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선 격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정동영 전 의원이 밝힌 탈당의 첫 번째 이유는 현재 새정치연합의 노선이 중도 우경화로 치우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야당으로는 다음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며 친정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정동영/전 의원 : 이제 합리적 진보와 야당성마저 사라진 제1야당에 국민의 기대와 정권 교체의 희망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등 재야인사들이 주도하는 '국민모임'에 합류해서 신당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 전 의원의 탈당에 새정치 민주연합은 겉으로는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내부적으론 싸늘한 반응이 많았습니다.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잔칫집에 고추가루 뿌린 격 아니냐' '누구보다 혜택을 많이 본 분이 당이 어려울 때 돕기는 커녕 뛰쳐 나갔다'며 성토하는 분위기입니다.

정 전 의원이 합류한 국민모임은 천정배 전 의원을 비롯해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 등을 잇따라 접촉해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의당도 적극적인 연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새정치연합 주도의 현 야권 지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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