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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안전처 장·차관이 안전규정 어겨…주민 비난 '봇물'

입력 : 2015.01.15 17:15|수정 : 2015.01.15 17:37


[포토] 안전저 장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사고 현장에 국민안전처 장·차관이 안전규정도 지키지 않은 채 '면피성' 현장 방문에 급급하다는 주민들의 질타를 사고 있습니다.

불이 난 건물에 들어가는데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 등을 전혀 착용하지 않아 모범을 보여야 할 부처의 수장이 오히려 '안전 불감증'에 걸린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오늘(15일) 오전 10시 30분 국민안전처 이성호 차관은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를 찾았습니다.

안전모도 쓰지 않은 채 현장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건물 안 계단을 올라가면서 소방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이를 본 주민 주모(26·여)씨는 "어제 대봉아파트 주민들이 들어갈 때는 안전모와 마스크를 씌우고, '안전'을 이유로 딱 한 번씩 들어가게 하더니 고위 공무원이라고 막 들어간다"며 혀를 찼습니다.

다른 주민은 "원래 높은 분들이 안전규정 잘 안 지키잖아"라며 냉소했습니다.

약 25분간 현장을 둘러본 이 차관은 이후 의정부소방서에서 김석원 소방서장과 30분가량 담소를 나누고 복귀했습니다.

'왜 안전모를 쓰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주민들은 철저히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모를 씌웠고…관계자들은 경황이 없어 안 썼는데…사실 써야 하는 게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앞서 지난 13일 현장을 방문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역시 현장에 들어갈 때 안전모 등을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당시 함께 현장을 찾은 다른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 장관은 또 '수박 겉핥기' 식 방문 일정으로 이재민들로부터 빈축을 샀습니다.

약 2시간 동안 아파트 화재현장, 이재민 대피소, 의정부시청, 의정부성모병원 등 4군데를 방문했습니다.

당일 예정 방문 장소와 동선이 수시로 바뀌었고, 일정의 대부분은 '보고받는 일'이었습니다.

오전 국회 국민안전혁신특별위원회에서 열린 현안보고회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화재 현장을 한 번도 찾지 않은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질타를 받은 뒤였습니다.

현장 실무자인 한 6급 공무원은 "윗사람들이 현장에 올 필요가 있으나 단순보고만 받을 거면 현장 공무원 시간만 빼앗는 일"이라면서 "제대로 점검하고 보완책을 지시하고 꼭 필요한 지원책을 내놓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민 김 모(47·여)씨는 "'얼굴도장' 찍으러 오는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의 발길은 전혀 반갑지 않다"면서 "언론에서 지적하니까 뒤늦게 모습을 나타낸 거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사고 닷새 만에 현장에 방문한 이 차관은 방문이 좀 늦은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령관이 전투에 가는 것을 봤냐"고 답변했습니다.

그는 이어 "현장을 늦게 찾은 것은 현장에서 대응하는 역할과 우리(국민안전처)의 역할이 달라 그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습니다.

일선 공무원과 중앙부처 책임자의 역할이 다르다는 설명에 틀린 것은 없지만, 안전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고 전쟁과 이재민이 발생한 재난현장의 차이점을 모르는 듯했습니다.

박 장관과 이 차관은 모두 군 출신입니다.

박 장관은 해군사관학교 28기생으로 해군 제3함대사령관, 해군 교육사령관, 해군 작전사령관 등을 역임했습니다.

이 차관도 3성 장군 출신으로 육군 3군단장과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국방대학교 총장을 거쳤습니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국민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자 탄생한 국민안전처의 장·차관이 모두 군 출신으로 채워진 것은 인사 청문회 때부터 논란이 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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