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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블로거 '금요일 태형' 박두…파리 테러로 재조명

입력 : 2015.01.15 16:40|수정 : 2015.01.15 16:40


이슬람 가치에 반하는 글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태형 1천대와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진보적 인사 라이프 바다위에게 오는 16일(현지시간) 두번째로 태형 50대가 집행됩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정부 모두 태형을 그만둘 것을 사우디 정부에 요구했지만 사우디 정부에 외교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신호는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전날 사우디 정부에 항의할 것을 영국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고향 제다 시의 한 사원 밖에서 지난주 금요일 처음 채찍 50대를 맞은 바다위는 이번 금요일인 16일에도 채찍을 맞을 형국입니다.

물론 교도소 의사가 첫번째 태형으로 인한 후유증을 바다위가 견뎌낼 수 있다고 진단해야 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그는 앞으로 19주 동안 매주 금요일 50대씩 모두 1천대를 맞아야 합니다.

현재 캐나다에 머무는 바다위의 아내 엔사프 하이다르는 남편이 두번째 태형을 육체적으로 견뎌낼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첫 태형 뒤 '너무 아프다, 건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며 "애들이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듣고 알아채면 엄청난 충격이 될 것 같아 지난주 애들에게 직접 말해줬다"고 국제앰네스티에 말했습니다.

이어 "국제적 압력이 중요하며 지속적으로 지지를 보내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파리 주간지 테러 직후에 있었던 첫 태형은 많은 관심과 분노를 이끌어냈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묘사에 대한 무슬림의 민감한 반응을 놓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파리 테러를 공식적으로 비난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영국 담당 국장 케이트 앨런은 "영국 장관들이 파리와 런던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다가도 사우디 당국을 솔직하고 공개적으로 비난해야 할 순간에는 스스로 힘을 빼버리는 것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장관들이 사우디에 의해 재갈을 물린 듯이 가만히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되묻고 "원유부국 사우디 앞에서 목소리를 낮추는 것처럼 비쳐지면 영국에 대한 신뢰감이 심각할 정도로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우디의 진보성향 인사들도 이 같은 일 처리 방식에 깜짝 놀랐습니다.

한 사우디 분석가는 "파리 테러 직후에 이런 일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며 "이는 영국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 물론 그것이 채찍으로 맞는 정도는 아니겠지만 많은 실망을 주는 게 사실"이라고 거들었습니다.

앨런 국장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각료들은 용기를 갖고 크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바다위 사례는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고, 매주 태형을 가하는 행위는 그만둬야 하며, 그를 감옥에서 풀어줘야 한다고 외무부는 최소한 사우디 대사를 청사로 불러들여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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