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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야구만 봤냐" 묻자…신동빈 회장, 솔직 답변

김범주 기자

입력 : 2015.01.15 13:40|수정 : 2015.03.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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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친절한 경제 김범주 기자와 함께합니다. 요즘 경제계 큰 뉴스 중에 하나가 롯데그룹 형제 문제인데요, 이미 '형제의 난' 많이들 겪은 회사가 있는데, 아직까지 롯데는 이게 정리가 안 됐나 봐요.

<기자>

아버지가 지금 아흔셋이고요, 지금 정리가 어떻데 돼 있었냐면, 원래는 54년생 첫째 아들이 일본 롯데를 갖고 있고, 55년생 둘째 아들이 한국 롯데를 갖는 그런 모양새였는데, 한가지 오해하시는 게 한국 롯데가 왠지 일본 꺼 보다 작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세요.

<앵커>

첫째가 일본 가지고 있으니까 일본이 더 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이 훨씬 더 크다면서요? 일본 기업이라고 알고 계시는 분도 있어요.

<기자>

시작을 일본에서 하긴 했죠.

그런데 그냥 큰 정도가 아니고 한국이 일본보다 7배가 더 큽니다.

그렇게 큰 회사를 그동안 둘째한테 맡겨 놓고 있었는데, 일본의 주요 직책에서 첫째 아들을 빼버렸어요, 그래서 이제 얘기가 거기서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앵커>

지금 주요 직책에서 첫째 아들을 빼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그러면 일본 롯데도 둘째에게 넘겨주려는 수순으로 봐도 되는 건가요?

<기자>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죠.

그런데 얼마 전에 둘째 아들이 일본에 넘어갔었어요, 신동빈 회장인데 일본에 넘어갔다 돌아왔는데, 원래 일본 간다고 했을 때 "왜 가느냐." 했더니 롯데에서 설명은 거기 지바 마린스라고 옛날에 이대호 선수 뛰던 팀이 있습니다.

거기 구단주로 있기 때문에 야구팀을 돌아보러 갔다.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제(13일) 밤에 우르르 공항에 온다고 해서 몰려갔었는데, 거기서 말이 바뀌었습니다.

상황을 한 번 보시죠.

형이 왜 물러났느냐, 나올 때 기자들이 막 달라붙어서 얘기를 물어봤거든요, 그런데 저런 경우가 처음이니까 살짝 당황한 표정이죠.

[신동빈/롯데그룹 회장 : (신동주 전 부회장) 왜 해임되셨나요? (신격호) 회장님이 하신 일이어서 제가 잘 모릅니다.]

저런 분들이 꼭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고 회장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결국, 아버지 결정에 따른 거죠.

그런데 재미있는 게 저렇게 형이 자리에서 물러난 다음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바로 다음날 형이 없는 일본으로 넘어갔어요, 그래서 정말 일본 가서 야구만 봤냐, 형 사진인데, "정말 야구만 봤냐." 이렇게 또 기자들이 물어봤죠.

야구만 본 게 역시 아니었습니다.

[신동빈/롯데그룹 회장 : 쓰쿠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만나셨나요? 네, 만났습니다. 신년 인사 겸 여러 사람하고 만났는데요.]

일본 롯데 쪽 경영하는 사람들 다 만나고 왔다.

이게 사실은 기자들하고 이런 접촉을 안 해본 분이라서 솔직하게 실토를 했습니다. 저렇게.

<앵커>

그러니까 이제 대기업 마다 이렇게 뭘 물려줄 때는 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래도 이 경우는 조금 다른 케이스죠?

<기자>

조금 접근을 좀 다르게 이제는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 게요, 이게 가족 기업이 아니고 주식회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누가 더 경영을 잘할 것인가에 대한 판들을 해서 물려줘야 되는 거지, 이렇게 나눠주는 게 꼭 맞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발단은 이 첫째가 특히 작년에 한국 쪽 롯데 주요 기업들의 주식들을 많이 사들였어요, 그러면서 아버지가 조금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 결정은 아버지가 주요 회사 주식들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 이걸 주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겠죠.

옛날 분들 같은 경우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있으면 나눠주고 싶어 하는데, 지금 경제 상황이 나눠 주어서 과연 될 거냐는 얘기가 있거든요, 그래서 롯데그룹 문제는 그런 차원에서 다시 보시면 좀 달리 보일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롯데 정도 되면 개인의 회사라고 볼 수 없겠죠. 대한민국 경제 근간 중 하나인데, 정말 제대로 경영할 수 있는 분이 멋진 경영을 좀 펼쳐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연장 선상에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제 쌍용차 이야기했었거든요, 좀 긍정적인 사인이 있나 봐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영이라는 게 결국은 더 많은 부를 만들고, 그걸 어떻게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느냐의 문제라고 한다면 이게 어제 쌍용차 회장이 잘 되면 다시 해직자들을 불러들이겠다고 했었는데, 어제 마침 또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어요, 공장에 처음 갔습니다.

공장에 처음 갔는데, 공장에 들어가기 전에 공장 앞에 있던 노조원들을 저렇게 만났어요, 먼저 만나서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고 그럽니다.

그래서 노조원들 입장에서는 반갑겠죠.

저렇게 만나 준 적이 없습니다.

[김정운/쌍용차 노조 부위원장 : 대화의 자리가 마련됐다라는 게 의미가 있고 아마도 마힌드라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서 트이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회장도 "갈등 풀고 같이 살아보자." 이런 이야기를 먼저 했다 그럽니다.

그제 얘기했던 경우의 연장 선상인데, 이런 게 경영이 아닐까, 결과적으로 경영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그런 순고한 직업이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자본이 어느 나라가 중요하겠습니까?

좋은 우리나라에도 예가 됐으면, 그런 바람입니다.

<앵커>

또 이런 분위기로 풀어주면 기대 심리라는 게 생기는데 현실적으로도 잘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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