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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려니 복지가 아깝네…프랑스 유대인들 '진퇴양난'

입력 : 2015.01.15 11:07|수정 : 2015.01.15 11:07


최근 프랑스의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이 벌어지면서 '탈 프랑스'를 고려하는 유대인이 늘었지만, 현실적 장벽이 실행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프랑스를 떠나 '고향'인 이스라엘로 가길 주저하는 이유는 그곳이 더는 '약속의 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후한 복지혜택을 버려야 하는 데다가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걱정, 이스라엘에서 쓰는 히브리어를 배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발목을 잡습니다.

최근 인질극이 발생한 파리 동부의 유대인 식료품점 '하이퍼 코셔' 인근에 사는 금융전문가 사미(38)는 14일(현지시간) "사건이 있고 나서 더 많은 유대인이 프랑스를 떠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떠나고 싶은 것은 아니다"라며 "프랑스에서 받은 학사 학위가 전부 인정되는 것도 아니고 (이스라엘에 가면) 히브리어라는 새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로의 이민을 돕는 유대인 기구(Jewish Agency)의 박람회를 찾은 한 중년 유대인은 일자리 걱정을 먼저 했습니다.

음식이 유대인 율법에 따라 만들어졌는지 확인하는 일을 하는 그는 "이스라엘에는 나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박람회 한쪽 구석에는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이스라엘 관리와 상담하면서 침울한 표정으로 건강보험의 보장범위나 실업자 지원제도, 연금제도 등을 비교하는 유대인 부부들도 있었습니다.

납작한 모자를 써 유대인 전통 모자인 키파를 가린 야코프 코왈스키(59)는 "유대인으로 살기에 이스라엘이 더 편할 수 있지만, 테러가 일어나는 것은 그곳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약 7천 명의 유대인이 이스라엘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2013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애초 유대인 기구는 올해 1만 명이 프랑스를 떠날 것으로 추산했으나 파리 테러 이후 이를 1만 5천 명으로 늘려 잡았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프랑스 유대인들에게 "이스라엘 역시도 여러분의 고향"이라며 귀국을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유럽에서 가장 많은 약 55만 명의 유대인이 사는 프랑스는 마뉘엘 발스 총리까지 나서 "프랑스 유대인이 없는 프랑스는 프랑스가 아닐 것"이라고 선언하고 유대인 잡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유대인 기구는 잠재적 이민자를 위한 박람회를 연 2회 열던 것에서 3주에 한 번씩 열기로 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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