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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플러스] 예산 2억 들여 만든 '코리아체조' 어디로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01.15 17:32|수정 : 2015.03.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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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흐르고 있는 음악이 있는데요. 아마 모르는 분이 없을 겁니다.

국민 체조죠. 70년대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건강체조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지난해 11월 새 체조인 '늘품 체조'가 첫선을 보였습니다.

당시 보시는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까지 직접 시연회에 나서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를 둘러싸고 체육계가 시끄럽다고 합니다.

기존 체조를 대체할 체조로 '코리아체조'가 이미 1년 전부터 개발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베테랑 스포츠기자인 권종오 기자의 취재파일에 따르면, 코리아체조는 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 스포츠개발원이 전문가들을 총동원해서 직접 실험하고 테스트까지 마친 상태였습니다.

국가 예산도 2억 원이나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 앞에서 시범을 보인 체조는 민간인 몇 명이 모여서 만든 '늘품 체조'였던 겁니다.

공들여서 코리아체조를 개발한 관계자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죠.

문체부가 해명하길, 코리아체조가 너무 재미가 없고 딱딱해서 급하게 늘품 체조를 만든 거라고 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코리아체조를 보완하면 되지 뭐하러 예산을 이중으로 쓰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코리아체조는 학교를 늘품 체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각각 보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렇다면 일반인들은 더 재미있는 체조를 하고 학생들은 재미없고 딱딱한 체조를 하라는 건지도 의문입니다.

더 중요한 건 문체부가 뒤늦게 늘품 체조에 미비한 점이 있다고 인정을 하면서 코리아체조를 개발한 측에 늘품 체조의 보완을 부탁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납득이 가지 않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굳이 늘품 체조를 택했어야 했는지 더 큰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책임자의 명확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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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과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하고 자신도 뒤따라 자살하려다 붙잡힌 한 남자의 이야기가 새해 벽두부터 큰 충격을 줬습니다.

본인은 생활고 때문이라고 했지만, 재산이 어림잡아 11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더 큰 공분을 샀죠.

이 사건을 취재한 홍순준 기자는 경제적 문제보다 심리적 문제에 주목하며 이번 일이 한 개인의 참극에서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보통 가장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취재파일에 썼습니다.

우선, 사건의 주인공인 강 씨가 자신의 목숨뿐 아니라 가족들의 목숨까지 결정지은 건 가족 구성원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또 강 씨는 가부장제를 잘못 해석해서 가장으로서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나머지 가족과의 소통을 차단했습니다.

실패한 아빠로 보이기가 두려워서 딸들에겐 실직 상태를 숨겼고 부인에게는 주식투자로 돈을 잃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겁니다.

물론, 이 사례는 굉장히 극단적입니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는 분명 타산지석으로 삼을 부분이 있습니다.

비록 내가 낳은 자식이지만 아이들 각자가 하나의 인격체란 사실을 잊고 있진 않은지, 혹은 체면 때문에 가족과 마음을 연 솔직한 대화를 못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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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스포츠부 이영주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평창 올림픽을 대비해서 자신을 묶어가며 연습하는 한 선수가 있다는 소식입니다.

바로 모굴스키의 최재우 선수입니다.

최재우 선수는 지난해 소치에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평창의 유력한 메달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데요.

단 하나의 약점이 있다면 바로 턴이 약하다는 점입니다.

나머지 점프와 스피드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울퉁불퉁한 슬로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내려오는지를 보는 턴에서 항상 점수가 깎였던 겁니다.

급기야 토비 도슨 코치가 그를 묶기로 했습니다.

훈련 영상을 보시면요.

양쪽 손목이 무언가에 묶여 있는데요.

스트레칭 할 때 많이 쓰는 강화 고무줄이라고 합니다.

팔이 벌어지면서 턴 동작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강한 탄성을 지닌 고무줄로 자세를 고정한 겁니다.

이렇게 하면 당연히 균형 잡기도 더 힘들어지고, 또 충격이 발과 무릎에 집중되면서 수없이 넘어지고 온몸은 멍투성이라는데요.

21살 최 선수는 자신의 꿈을 위해서 웃으면서 이 과정을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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