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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어려운 이웃에게" 할머니의 따뜻한 기부

김민욱

입력 : 2015.01.15 01:35|수정 : 2015.01.1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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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계를 꾸려가기도 힘든 기초생활수급 대상의 70대 할머니가 한 푼 두 푼 모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200만 원을 기부하셨습니다. 신분도 밝히시지 않았습니다.

김민욱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영도구의 한 통장이 주민센터에 성금 200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평소 친분이 있는 동네의 할머니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고 맡긴 돈이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78살의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입니다. 기초연금과 생계급여로 매달 40만 원 남짓을 받았습니다. 이 돈을 아끼고 아껴 매달 4만 원씩 4년 동안 모은 것입니다.

[이옥자/부산 청학1동 통장 : (할머니가) 정부에서 편하게 돈을 받아 왔는데 나도 조금이라도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나 해서(기부했다고 합니다.)]

자식 여섯 딸린 집에 재혼한 할머니는 젊은 시절 생계를 위해 영도의 한 조선소에서 일했습니다. 선박의 녹슨 부분을 긁어내는 일명 '깡깡이' 작업을 하며 남편과 자식들을 뒷바라지했습니다.

하지만, 20여 년 전 남편이 사망하자 자식들도 떠났고, 홀로 정부 보조금으로 생계를 이어왔습니다.

[한영배/부산 청학1동장 : 그분 뜻을 받들어서 쌀 10kg짜리로 양은 적더라도 여러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얼굴 없는 가난한 천사의 선행이 배려와 나눔을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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