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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계 "정부의 국립오페라단 밀실 인사가 문제"

입력 : 2015.01.14 20:04|수정 : 2015.01.14 20:04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정부에 임명 철회를 요구한 성악계는 14일 이 같은 상황은 정부의 '밀실인사', '불투명한 인사시스템'이 낳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한국성악가협회·대한민국민간오페라연합회·예술비평가협회·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 등 국내 오페라 관련 7개 단체는 이날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연 '국립오페라단의 역할과 정체성 제고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이 같이 입을 모았다.

앞서 이들은 지난 2일 임명된 한 예술감독이 국립오페라단을 맡을 전문성과 경륜이 없어 부적합한 인사라며 '한국오페라 비상대책위'를 구성, 정부에 임명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밀실인사", "투명하지 않은 최악의 인사" 등 국립오페라단을 비롯한 정부의 문화예술단체장 인사 시스템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토론회에는 박수길 전 국립오페라단장과 한국성악과협회 임시 이사장 이춘혜 가톨릭대 교수 등 오페라계 인사 40여 명이 참석했다.

박수길 전 국립오페라단장은 모두발언에서 "문화 행정가들의 일방적인 진행으로 우리가 왜 이렇게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인사) 시스템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예진 씨가 자진사퇴한다면 가장 쉽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수동 소극장오페라연합회 회장은 "오페라에 대한 정치권의 몽매한 인식, 밀실에서 개인적 친소관계로 임명을 결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오페라 전문 집단의 충언을 무시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임명 취소를 요구하는 불길은 더욱 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현준 한강오페라단 단장은 "이 사람(한 예술감독)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을 시킨 사람이 더 문제"라며 "누가 추천을 했고, 어떤 검증절차를 거쳤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가세했다.

한국성악가협회도 성명서를 내고 "이번 신임단장 인선은 활동 경력과 오페라의 세계 정상급 무대 경험 어느 것 하나 납득 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의문점을 낳는다"며 "현 단장을 임명 철회하고 국립오페라단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음악계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인사로 단장을 재선임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 예술감독은 밀라노베르디국립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충남대·배재대·한세대 강사, 상명대 산학 협력단 특임교수를 지낸 인물이다.

앞서 문체부는 한 예술감독을 임명하면서 "유럽과 일본에서 오페라 주역 가수로 활동하는 등 현장 경험이 많아 세계 오페라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안목과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성악계의 이 같은 반발에 대해 문체부는 선임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성악계의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대책위'는 향후 국립오페라단 출연 거부와 1인 릴레이 시위, 한국오페라연대 발족 등 추가적인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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