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유머는 힘'…생존 직원들, 역경 딛고 최신호 발간

입력 : 2015.01.13 16:16|수정 : 2015.01.13 16:16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가 발생한 지 닷새째 되는 날인 지난 12일 밤.

테러에서 살아남은 샤를리 에브도의 직원들이 모인 파리의 임시 사무실에서 편집장 가운데 한명인 제라르 비아르가 앞으로 나오더니 미소를 지은채 외쳤다.

"우리에게 표지가 나셨다(Habemus a front page)" 바티칸에서 콘클라베(교황을 뽑는 비밀회의)가 끝난 뒤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리는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We have a pope'이라는 뜻의 라틴어)을 빗대어 샤를리 에브도의 다음호 표지에 실릴 만평이 완성됐음을 알린 것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웃음과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직원도 있었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13일 끔찍한 테러를 당했음에도 예정대로 다음호 발간 작업을 진행중인 샤를리 에브도의 사무실엔 이처럼 유머와 풍자가 여전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14일 발간될 샤를리 에브도의 최신호 표지 만평 주인공도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로 정해졌다.

무함마드가 눈물을 흘리며 '내가 샤를리'(Je suis Charlie)라고 쓰인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다 용서한다'(Tout est parmonne)라는 제목도 달렸다.

비아르는 NYT에 "다음호 표지에 실릴 이미지를 고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며 "주제에 관해서는 불행하게도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테러 발생 이틀 뒤인 9일 약 25명의 샤를리 에브도 생존 직원들은 좌파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사무실에 모여 경찰의 엄격한 경호를 받으며 다음호 발간을 위한 편집 회의를 열었다.

테러로 인한 충격과 동료들을 잃은 슬픔, 자신들이 하루 아침에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영웅으로 부상한 데 대한 당혹감이 어우러진 상태였다.

또다른 일간지 르몽드는 이들을 위해 컴퓨터 5대를 제공하는 등 각지에서 후원물품도 답지했다.

이런 순간에서도 유머와 풍자를 잃지 않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비아르는 "그저 웃는 것 외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사건 당일 마침 휴가를 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아르는 "떠나간 동료들을 추모하는 것으로 편집회의가 시작됐지만 다음호는 그들을 위한 특집호가 아닌, 일반호로 제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적으로 폭증한 관심에 힘입어 샤를리 에브도는 다음호를 총 300만부, 그것도 여러나라 언어로 발행할 계획이다.

테러 이전 발행부수가 6만부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50배나 많은 것이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