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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 투척사건'…황선, 용서한다던 입장 왜 바꿨나

입력 : 2015.01.13 11:19|수정 : 2015.01.13 11:20


'종북' 논란 끝에 강제 출국된 재미동포 신은미(54·여)씨와 함께 전북 익산에서 통일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가 폭발물 투척 피해를 당한 황선(41)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가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이 사건의 피의자인 고교생을 살인미수와 폭발물 사용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애초 황 대표는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의자인 오 모(19·고3)군을 용서하고 싶다고 밝혔었습니다.

당시 황 대표는 "나에게 용서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학생이 혼자 모든 짐을 짊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용서를 마음먹은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지난 7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건을 조사 중인 전북 익산경찰서에 오 군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피고소인은 오 군을 포함한 사건 현장에 있었던 여러명이 포함됐습니다.

황 대표가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가해자를 용서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정면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황 대표는 "지금까지 이뤄진 수사 상황을 보면 수사당국이 진상규명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사건을 그저 개인의 일탈로 몰아가려는 자세로 처음부터 끝까지 수사가 이뤄졌다"고 태도를 바꾼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수사당국이 오 군의 집이나 실습을 나가고 있는 직장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오 군이 사건 당일 여러 차례 직장 동료와 지인들에게 테러를 예고했고 사건 현장에 동행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수사당국은 이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진상규명이 철저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용서를 거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혔습니다.

황 대표는 "오 군이 진정으로 반성했으면 좋겠다. 테러 대상이었던 저와 신은미 선생에게도 아직 사과 의사를 직접 밝히지도 않았다"며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배후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 이런 식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면 백색테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안이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뒤 오 군의 집에서 폭발물을 제조하고 남은 재료와 다른 도구들을 압수했고, 공범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조사를 마쳤다"며 황 대표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황 대표와 법률대리인들은 이 사건 배후의 진범을 밝혀낼 때까지 추가 고소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오 군은 지난해 12월 10일 황 대표와 재미동포 신은미 씨가 익산의 한 성당에서 연 '통일토크콘서트'에서 폭발물질을 터뜨리고 성당 물품을 부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황 대표는 지난 8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및 동조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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