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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폭락으로 중국은 비축유 늘리는데 한국은?

입력 : 2015.01.13 09:20|수정 : 2015.01.13 09:20


국제 유가가 반 토막 나면서 해외에서는 '원유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의 비축유 구매예산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유가가 떨어지자 전년의 두 배에 해당하는 1천700만 톤의 전략비축유를 수입하는 등 비축유 규모를 대폭 늘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원유 물동량이 늘면서 국제 해운시장에서는 초대형 유조선의 운임이 치솟았습니다.

각국 정부는 석유수급 차질 등 비상시를 대비해 지상 또는 지하 탱크에 기름을 넣어두는데 이를 전략비축유라 합니다.

한국은 걸프전이 발발한 1990년 8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494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했고 미국 뉴올리언스주에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가 발생한 2005년 9∼10월 292만 배럴을 풀었습니다.

2005년 12월 등유 파동 때에 98만 배럴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중국처럼 '유가가 저렴할 때 비축유를 더 많이 사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유가가 내렸다 해서 예산을 더 투입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여수·거제·울산·곡성·평택·서산·용인·구리·동해 등 9곳의 비축기지에 1억 4천60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으며 현재 전략비축유로 9천174만 배럴을 채워놓은 상태입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략비축유를 1억 716만 배럴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매년 예산이 허락하는 만큼 물량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비축유 구입에는 정부예산 446억 원(휘발유)과 석유공사 자체 예산 558억 원(원유)등 총 1천4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올해는 정부 예산으로 183억 원(휘발유)이 국회에서 확정됐고, 석유공사는 366억 원(원유)을 확보해 총 549억 원이 비축유를 사들이는데 투입될 예정입니다.

비축유 구매예산이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이유는 국회가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데다 석유공사가 지난해 유가하락 등 관련시장 불황으로 자체 수익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석유공사는 정부예산과 자체 예산을 바탕으로 다음 달 초까지 올해 비축유 구매 목표량의 75%를 국제입찰에 부치는데, 거래조건은 10월∼11월 중 약속한 물량대로 비축유를 받는 대신 올해 1∼3분기까지의 평균 유가로 대금을 지급합니다.

비축유 예산에서 이를 뺀 나머지 금액으로는 10월 또는 11월에 국제입찰에 부치되 4분기 중 국제 현물가격에 따라 시세대로 구입하게 돼 있습니다.

기존에는 석유공사가 국제유가의 저점을 포착해 구매 시기와 물량 등을 결정했으나, 유가 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려고 2009년부터 목표물량의 75%는 3분기 평균 유가로, 나머지는 4분기 현물가격에 사들이는 방식이 도입됐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지금은 매일 하락하고 있지만 언제 오를지 아무도 정확히 예상할 수 없다"며 "주관적 예측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구매를 통해 안정적인 비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거래방식에서는 저유가가 지속할 때에는 예산범위 내에서 구매물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비축유 구매 확대를 위해 추가 경정 예산을 투입한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외 석유정보기관과 국내 정유사들은 현재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내려간 유가가 1분기 또는 2분기에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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