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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찰 진입로 만들려고…산림 불법 훼손

KNN 주우진

입력 : 2015.01.12 17:45|수정 : 2015.01.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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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 금정산의 한 암자가 진입로를 만드느라 대규모로 나무를 마구 베어냈습니다. 더 문제는 불법인 줄 알면서도 이처럼 산림을 훼손했다는 데 있습니다.

주우진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금정산 상마마을 입구 한켠에, 산비탈을 따라 도로가 생겼습니다.

이 일대는 개발 금지 구역이라 도로를 만들 수 없는 곳입니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 봤습니다.

산비탈을 깎아낸 자리에 폭 4m 넓이로 콘크리트를 깔아놨습니다.

도로 양 옆에는 잘려나간 나무와 공사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산림을 불법 훼손하며 만든 이 도로는 한 암자까지 3km 정도 이어졌습니다.

암자 주변의 공터인데요, 여기는 잘려나간 소나무와 참나무 등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이 암자는 지난해 봄부터 이렇게 불법으로 도로를 만들었습니다.

훼손한 면적은 축구장 3분의 2 정도 크기로 근래 최대 규모로 추정됩니다.

금정구청이 중간에 몇 차례 제재를 가했지만 계속 밀어부쳤습니다.

[강문석/부산 금정구청 개발행정계 주무관 : 최초 (지난해) 5월에 적발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는데 시정이 안되서 10월에 이행강제금 부과와 사법기관 고발조치를 했습니다. 이번에 또 추가로 위반사항이 발생해서...]  

해당 암자 측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공사를 강행했다고 시인했습니다.

화재에 대비한 소방도로라는 것입니다.

[암자 관계자 : 구청에서는 그린벨트 지역이라 허가해 줄 수 없다, 마음은 알겠지만 안된다 하니까... 신도들도 그렇고 어쩌겠느냐 법당을 (화재로부터) 지켜야겠고 그러니까 그렇게 하자...]

불법으로라도 도로를 만들고 보는 막무가내 훼손에 환경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유지성/범시민금정산보존회 생태국장 : 지금까지 금정산을 보면 이번 훼손이 제일 심합니다. 이렇게 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금정구청은 추가 고발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훼손된 금정산이 옛 모습을 되찾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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