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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또 '피의자 도주'…2년 새 유사사례 5건

입력 : 2015.01.12 15:40|수정 : 2015.01.12 15:40


지난 2년여간 대구에서 경찰에 검거된 피의자가 감시 소홀을 틈타 도주하는 사건이 5차례나 발생, 허술한 피의자 관리가 비난받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유사 사건 발생 때마다 "피의자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번번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습니다.

오늘(12일) 오전 8시 10분 대구 중구 동산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던 귀금속 절도 피의자 현 모(38·여)씨가 2층 여자 화장실 창문을 통해 달아났다가 5시간여 만인 오후 1시 30분 달서구 한 병원에서 붙잡혔습니다.

현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동성로 귀금속 상가에서 50만 원 상당의 금귀걸이를 훔친 혐의로 어제 오후 4시 긴급체포됐습니다.

현 씨는 유치장에 있던 중 "압정과 목걸이 펜던트(목걸이에 다는 장식)를 삼켜 배가 아프다"고 호소해 체포 당일 오후 10시 50분 동산의료원으로 이송된 뒤 응급실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있다가 도주했습니다.

당시 여성 경찰관 없이 남성 경찰관 2명이 화장실 입구에서 현씨를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자 안으로 들어갔다가 링거 줄 등만 남긴 채 달아나버린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특히 이 경찰관들은 현 씨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 양손에 채워진 수갑 중 왼쪽을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3년 11월 성서경찰서에서는 절도혐의로 조사받던 김 모(17)군이 건물 1층 유치장으로 이동하던 중 감시 형사 1명을 밀치고 달아났다가 14시간여만에 붙잡혔습니다.

당시 경찰은 '피의자를 호송할 시 경찰관 2명이 입회·감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사건 발생 이후 직원들이 비상벨을 눌렀지만 초기 검거에도 실패했습니다.

2012년 9월에는 동부경찰서 유치장 배식구(가로 45㎝, 세로 15㎝)를 탈출, 경북 청도·경남 밀양 등으로 도주행각을 벌이다가 6일만에 붙잡힌 '최갑복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최 씨 탈주 당시 잠을 자는 등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관 9명을 무더기 징계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달 서부경찰서에서 10대 강도 피의자 2명이 수갑을 차고 조사받던 중 도주했다가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2012년 3월 동부경찰서에서 폭행혐의로 조사를 받던 이 모(46)씨가 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가 열흘만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피의자 도주 사건 발생때마다 관련 경찰관을 징계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유사 사례가 계속 이어지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동시에 경찰의 허술한 피의자 관리를 질타하고 있습니다.

시민 이 모(40)씨는 "허술한 피의자 관리는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경찰이 피의자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2013년 열린 대구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은 "대구에서 피의자 도주가 빈번히 발생한다"고 질타했습니다.

대구 중부경찰서 측은 "붙잡힌 현 씨를 상대로 도주 과정 등을 확인한 후 (현 씨와)병원에 동행한 경찰관들에게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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