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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OT 대학주관' 방침에도…일부대학 학생회 주관

심영구 기자

입력 : 2015.01.11 06:43|수정 : 2015.01.11 09:50


10명이 숨지고 128명이 다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를 계기로 입학 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OT를 대학본부가 진행토록 한 교육당국의 방침을 일부에서 어기고 학생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려대는 올해도 예년처럼 총학생회 주관으로 강원도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참가자 전원에게 '안전매뉴얼을 준수하겠다'는 내용의 안전서약서를 받고, 단과대별로 안전교육도 할 계획입니다.

서울시립대는 해마다 학생회가 대학본부와 공동으로 신입생 환영회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환영회를 2박 3일이 아니라 당일 교내 행사로 바꾸자는 학교 측 제안을 학생회가 거부하면서 올해는 단독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총학생회는 행사 장소에 대한 사전답사 강화, 참가자 전원 보험가입, 관광버스 연식과 운전기사 경력 확인 등 안전점검을 철저히 할 방침입니다.

연세대는 신입생 환영회를 외부가 아닌 국제캠퍼스에서 진행하기로 방향을 잡았다가 학생회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연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은 안전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당국의 잘못을 학교와 학생에게 돌리는 것"이라며 "학생회의 자치 행사를 학교에 전권을 갖도록 한 듯한 교육부의 안전매뉴얼은 근본적인 사고 예방책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건국대는 학생회 주관 행사를 금지하고 대학본부 측이 신입생 환영회를 진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단과대별 행사에 학장이나 주임 교수가 반드시 참석하도록 하고 음주·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했습니다.

한양대는 신입생 학생회를 대학본부가 주관하고, 숙소·교통안전·화재·행사 전반에 관한 안전사고 예방 체크리스트를 각 단과대에 배포했고, 홍익대는 올해 학교 차원에서 행사 장소의 안전진단 결과 제출 의무화, 사전답사 시 안전점검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안전점검 매뉴얼을 만들어 각 단과대에서 활용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앞서 교육부는 경주리조트 사고가 발생하자 지난해 3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대학 측이 주관해 실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생 집단연수 시 안전확보를 위한 매뉴얼'을 마련해, 각 대학에 배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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