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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환자 들른 미국 웨딩숍, 손님 발길 '뚝'

입력 : 2015.01.09 04:02|수정 : 2015.01.09 04:02


지난해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의 방문으로 한동안 영업을 중단한 미국의 웨딩전문숍이 이후 손님 발길이 뚝 끊겨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지역 신문인 애크런 비컨 저널에 따르면, 남녀 결혼 예복을 전문으로 파는 애크런의 '브리덜 앤드 포멀'은 이달 말까지만 손님 주문을 받고 가게를 정리할 예정이다.

'브리덜 앤드 포멀'은 웨딩드레스 등을 정가보다 65% 할인한 가격에 염가 판매하는 등 재고 정리에 들어갔다.

이 상점은 미국에서 에볼라 사태가 발생한 작년 10월,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다가 에볼라에 감염된 간호사 앰버 빈슨이 들른 곳이다.

그는 결혼을 앞두고 웨딩숍을 찾아 전문가와 예복 등을 상의했다.

당시 에볼라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비행기를 타고 텍사스 주 댈러스와 고향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를 왕복해 '피어볼라'(에볼라 공포) 확산을 부추긴 빈슨이 이곳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이 크게 동요했다.

미국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브리덜 앤드 포멀'은 에볼라 잠복기가 끝나는 21일간 가게 문을 닫았고 영업을 재개할 무렵 자외선 광선 기술을 활용해 매장 내 의복을 깨끗이 청소한 뒤 다시 손님을 맞았다.

그러나 한 번 뒤집어쓴 오명은 금세 지워지지 않았다.

매장 지배인인 케일러 리츠는 "'에볼라 가게'로 소문난 바람에 사람들이 우리 가게에서 옷을 샀다는 얘기조차 꺼린다"고 푸념했다.

21년간 이 가게를 운영해 온 애너 영커는 "매출이 2013년보다 50% 이상 떨어졌다"면서 "사람들이 마치 우리 가게를 세균 공장처럼 본다"고 전했다.

영커는 에볼라 통제로 잠시 가게를 닫은 동안 주문 취소 등으로 1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며 이 금액은 보험으로도 보상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게 이름을 바꿔 다른 지역에 새로 열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영업을 포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돈 플러스켈릭 애크런 시장을 비롯해 지역 상공인들이 영커 사장에게 전화해 위로를 건네고 지원 방안을 물었다고 애크런 비컨 저널은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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