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1년 용돈' 기부…복지시설서 사는 '착한 고교생'

입력 : 2015.01.08 17:58|수정 : 2015.01.08 18:19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고등학생이 1년간 모은 용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대구의 고교생 K(16)군은 지난 7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았다.

K군은 "지난 1년여동안 후원자들이 건넨 용돈을 조금씩 모았다"라며 빨간 돼지저금통과 손수 적은 편지를 내놓고 돌아갔다.

1천원짜리 10여장과 동전으로 가득찬 저금통에는 모두 11만6천550원이 있었다.

K군은 편지에 '누군가 저를 도와주었듯이 저도 더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베풀고 싶습니다.

소중히 쓰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적었다.

K군은 이날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복지시설 구성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기부를 하러 공동모금회를 찾았으나 신원 인적사항을 기입하며 자신도 넉넉지 않은 이웃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원장선생님 등 복지시설 관계자들은 K군이 또다른 상처를 받을까봐 그의 신원을 숨겨달라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당부했다.

K군은 사회복지시설에서 가족이자 친구인 학생 20여명의 맏형 노릇을 하며 틈틈이 장애인 복지시설에 후원도 했다.

K군은 "장애인 후원을 위해 또래 친구들과 만든 작은 비누들이 모여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는 기부를 결심했다"라며 "이제는 내가 받은 것들을 나보다 더 어려운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김누리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K군 또래 학생들은 대개 연예인이나 자기 치장에만 관심이 많기에 K군의 기부가 더 소중하고 자랑스럽다"라며 "소중한 기부가 자칫 K군에게 상처로 되돌아갈 수도 있어 신분이나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는다"고 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