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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쌀 때 사두자"…유조선 발주 기대감 '상승'

입력 : 2015.01.08 06:51|수정 : 2015.01.08 06:51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타자 이 기회에 원유를 싼 값에 사두려는 수요가 생기며 대규모 유조선 발주 기대가 커지고 있다.

8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셰일가스 생산과 원유공급 과잉에 따른 유가하락으로 밀어내기 수출, 비산유국의 비축유 증대 움직임으로 원유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유조선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해운시장에서 초대형 유조선 VLCC의 평균 운임은 지난해 9월만 해도 하루 1만4천974달러였으나 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든 10월 2만8천634달러로 오르더니 11월 4만6천216달러, 12월 6만821달러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중고선 거래 가격이 상승추세에 있고 용선료도 오르고 있다. 작년말 현재 VLCC 1년 정기 용선료는 하루 3만2천125달러로 전년보다 16.8% 올랐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유조선 발주가 크게 줄어든 탓에 당장 원유 수송에 동원할 유조선이 부족해진 때문이다.

국제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신규로 건조된 VLCC가 선사에 인도된 양은 2011년 1천911만DWT(재화중량톤수)에서 2012년 1천534만DWT, 2013년 950만DWT에 이어 지난해에는 700만DWT로 줄었다.

1만DWT 이상의 전체 유조선 인도량 역시 2011년 4천9만DWT에서 2012년 3천246만DWT, 2013년 2천144만DWT, 2014년 1천527만DWT로 쭉 하향세를 탔다.

VLCC는 7만5천∼30만DWT를 적재할 수 있는 유조선이며 1만DWT 유조선에는 원유 6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저가에 기름을 확보해 두려는 움직임이 있어 유조선 운임도 오르고 있고, 운임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중고선 거래, 선박 임대가 활성화된 다음 유조선 발주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에는 VLCC 발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선사는 VLCC 건조에 2년가량 소요되는 만큼 이후의 원유 물동량 추이를 예측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선사들은 아울러 저장용 유조선에도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조선을 통한 원유 저장은 구매자가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만큼 원유를 운송하기가 쉬워 육상 저장보다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유조선 발주량의 증가로 한국 조선업계가 수혜를 볼지를 미지수다. VLCC 는 가격경쟁력이 한국보다 뛰어난 중국 조선사들도 충분히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VLCC 척당 가격은 1억 달러선"이라며 "유조선 발주가 늘더라도 LNG선이나 에코십 등 고사양 선박에 특화돼 있는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할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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