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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인식 부족 또다시 드러낸 '구름빵' 논란

입력 : 2015.01.05 20:23|수정 : 2015.01.05 20:23


지난해 동화 '구름빵'을 둘러싸고 빚어진 저작권 매절계약의 폐해 논란이 연초부터 또 다른 원저작자의 권리 외면이라는 논란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름빵'의 원저작자 백희나씨 측이 출판사와의 저작권 회수 협상 과정에서 저작물 제작에 참여한 다른 저작자의 권리 포기를 요구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이에따라 그간 매절계약의 피해자에서 또 다른 가해자로 둔갑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현실화할 수도 있게 됐다.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출판계 매절계약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집·단행본 분야의 매출액 상위 20개 출판사를 상대로 이 같은 계약 관행을 시정하도록 한 조치는 출판계에 불명예스러운 '낙인'이 됐다.

백 작가는 그 같은 '거대' 출판사의 횡포에 치인 '희생양'이라는 동정 여론의 대상이 됐다는 게 출판계 안팎의 인식이다.

저작권자였던 한솔교육과 자회사 한솔수북이 결국 저작권을 원저작자인 백 작가에게 넘기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따른 조치였다.

이에 따라 백 작가를 대리한 법무법인 지향과 한솔교육, 또 '구름빵'의 직접 저작권자인 자회사 한솔수북,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디피에스 등 관련 당사자들은 그간 백 작가에게 저작권을 돌려주는 저작권 회수 협상을 벌여왔으며, 이들 사이의 협상은 현재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의 촉발점이 된 건 지난 2003년 발간한 '구름빵' 첫 저작물과 시리즈물 한 권에 사진작가로 참여한 김향수씨의 저작자 표기 문제다.

한솔교육 측이 앞으로 '구름빵' 출판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자 백 작가측은 한솔교육 측에 김 씨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한솔측은 자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백 작가측은 김씨를 상대로 지난달 16일 저작자 표기의 단독명의 변경에 동의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김씨가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받은 내용증명에 발끈해 곧바로 다음날인 17일 내용증명을 보내 단독명의 변경의 근거를 밝히라고 대응하면서 이들 사이의 대립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김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사진 작업은 2002년 11월부터 2003년 2월까지 4개월에 걸쳐 한 주에 1~2회 이상, 매회 6시간 가량 진행하는 강행군이었다"며 "일방적인 단독표기 요구는 부당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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