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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정은이 탄 AN-148과 최룡해가 탄 IL-62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입력 : 2015.01.06 07:47|수정 : 2015.01.06 07:47


최근 북한의 최고 항공기들이 잇따라 공개됐습니다. 안토노프-148과 일류신-62입니다. 일류신-62는 최룡해, 황병서, 김양건 일행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할 때 타고온 기종이고, 안토노프-148은 며칠 전 김정은이 직접 조종간을 잡은 기종입니다.

둘다 러시아산(産)이고 둘다 김정은의 전용기입니다. 김정은이 제 아무리 비행기 광인 독재자라고 하지만 남의 눈치도 있는데 동시에 여러 기종의 전용기를 운용할 수는 없겠지요. 일류신-62는 타고 다니다가 낡아서 권력 실세들에게 양보한 듯합니다. 정리하면 일류신-62는 김정은의 구(舊) 전용기입니다. 김정은 본인은 이제는 안토노프-148을 애용하는지 직접 운항 시범까지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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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148 조종간 잡은 김정은

지난 달 말 조종간 잡은 김정은 사진이 처음 공개됐을 때는 기체 외부의 모습이 안 드러나 긴가민가했는데 안토노프-148 조종실 사진과 김정은 운항 사진을 비교해보니 김정은이 조종한 항공기가 안토노프-148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부의 각종 모니터의 모양과 위치가 똑같습니다.

북한은 안토노프-148을 2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도입한 안토노프-148의 생산지는 러시아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입니다. 이번에 김정은이 조종간을 잡은 안토노프-148은 2012년 생산된 기종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당 300억원 정도 하는 최신형입니다. 최대속도는 시속 870km에 길이가 29.13m입니다. 좌석이 90석인데 북한은 전용기로 개조했으니 좌석수는 무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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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장하는 IL-62

일류신-62는 북한의 고려항공도 많이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90년대에 이미 생산이 끝난 낡은 기종입니다. 지난해 11월 대형 외교 사고를 친 장본인이 바로 일류신-62입니다. 김정은의 특사 최룡해를 태우고 러시아로 날아가다가 기체 고장으로 회항했습니다. 당시 우리 언론들은 최룡해의 회항을 두고 여러 관측을 쏟아냈는데 원인은 일류신-62 기체 노후화에 따른 고장이었습니다. 한 나라 최고 지도자의 특사를 나르는 항공기가 비행 도중 고장났으니 대망신이었습니다.

러시아 회항 사건 한 달 전인 10월 초에는 최룡해와 황병서, 김양건 등이 김정은 전용기의 상징인 왕별을 단 일류신-62를 타고 인천에 왔습니다. 가까운 거리이니 그때는 무탈하게 왔지요. 최룡해, 황병서 등이 김정은 전용기를 타고 왔다는 점도 화제가 됐었지요.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지난해 하반기면 이미 김정은이 일류신을 버린 뒤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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