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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슬로프에 '위험천만' 쇠구조물… 허술한 안전 관리

박아름 기자

입력 : 2015.01.02 20:48|수정 : 2015.01.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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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겨울이면 스키장 안전사고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는데, 지난 달에도 스키를 타던 한 여학생이 머리를 크게 다친 일이 있었습니다. 스키장 슬로프 한가운데에 설치된 이런 쇠 구조물이 문제였습니다.

스키장의 허술한 안전관리를 박아름 기자가 기동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학 입시에 합격해 가족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스키장을 찾은 이 모 양은 예상치 못한 끔찍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스키를 타다 넘어졌는데, 머리를 크게 다치고 허리뼈가 으스러지는 중상을 입은 겁니다.

[이모 양/사고 피해자 : (스키) 타다가 중간 길로 가려고 했는데 안전망에 부딪히기 직전까지만 기억나요.]

안전망을 지나쳐 슬로프 한복판에 설치된 쇠 구조물에 부딪힌 거였습니다.

이 쇠 구조물은 인공눈을 만드는 장치를 둘러싼 충격 방지 펜스의 지지대입니다.

원래는 눈으로 덮여 있어야 하는데, 엉성하게 설치돼 밖으로 돌출해 있던 겁니다.

반면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은 눈에 덮여 보이지 않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여러 코스가 교차하는 합류 지점입니다.

사고가 난 이후 이렇게 충격방지 펜스가 몇 개 더 설치됐습니다.

사고 후 대응도 문제였습니다.

출혈이 심한 환자는 들것으로 안전하게 옮겨야 하는데 스노모빌에 태웠고, 10km 떨어진 지정 병원까지 구급차로 이동하는 동안 응급 상황에 대비할 의료진은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박현정/피해자 어머니 : 의무요원 아무도 안 탔고요. 제가 다 붕대 잡아가면서 뼈 보이는 거 다 잡아가면서 애한테 계속 얘기 시키면서 병원 이송을 한 거예요.]

스키장 측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이 양이 최상급 코스에 간 게 문제였다고 주장합니다.

[스키장 직원 : 고속도로에서 차를 타고 가다가 운전 부주의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고 치면 한국도로공사에 (보상을) 청구할 수 없잖아요. (이용자의) 일차적인 원인 제공이 있을 것이고 슬로프 상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합니다.)]

슬로프 옆쪽 안전망이 하나 건너 하나, 띄엄띄엄 설치된 것도 문제입니다.

지난 2011년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서 안전망을 뚫고 나간 20대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스키장의 안전 관리에는 여전히 허점이 많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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