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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휴가중 익사직전 한국인 어린이 구한 경찰관

입력 : 2015.01.02 18:17|수정 : 2015.01.02 18:20


"아들이 두 번째 삶을 살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해외여행 중 수영장에 빠져 의식을 잃은 아동이 같은 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던 경찰에 의해 극적으로 생명을 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서울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박모(46·여)씨가 '생명의 은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1남3녀를 둔 21년차 주부라고 밝힌 박씨는 "39살에 어렵게 가진 막내아들이 8살이 돼 처음으로 아들 친구 가족과 함께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갔다"며 "아들은 칠삭둥이로 태어나 66일 동안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입원했던 아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하지만 박씨 가족이 세부의 한 유명 리조트에 도착한 첫날인 지난달 12일 아침부터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방에서 친구들과 놀던 아들이 객실 베란다와 연결된 해수풀장 빠진 것입니다.

놀란 박씨와 다른 일행은 일단 아이를 물 밖으로 건져 냈지만, 이미 의식을 잃고 심장도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였습니다.

박씨는 다급한 마음에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헬프 미"라고 외쳤지만 대형 리조트였음에도 주변에 안전요원은 없었습니다.

이때 40m 떨어진 곳에서 가족들과 같은 리조트 수영장에 있던 은평경찰서 수사과 최석근(31) 경장이 달려왔습니다.

최 경장은 당시 휴가를 보내기 위해 부인과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세부에 간 터였습니다.

최 경장은 "아이가 물을 많이 먹어 배가 많이 부풀어 오르고 이미 심장이 멎은 상태여서 한참 동안 정신없이 심폐소생술을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박씨의 아들은 극적으로 숨이 돌아왔고, 리조트에 비치된 산소호흡기를 끼운 채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2박 3일간 입원 치료를 받고 귀국했습니다.

박씨는 "만약 그분이 안 계셨다면 지금쯤 제 아들은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최 경장은 "휴가 중이긴 했지만 나도 모르게 달려간 것은 '직업병'이었던 것 같다"며 "평소 배웠던 심폐소생술이 도움이 됐고, 아이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며 머쓱해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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