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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김정은, 남북관계 개선에 강력 의지"

입력 : 2015.01.01 17:16|수정 : 2015.01.01 17:16


북한 전문가들은 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력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 제1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남북 정상회담 용의까지 언급한 것에 비춰보면 북한이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공세적 대화 제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굉장히 공세적이고 강력한 대화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남북관계 차원에서 돌파구를 만들어 정세를 반전시켜 보자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자신들의 원칙과 방식에 따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민간 교류를 통한 대남 압박 등을 위해 설 연휴 이산가족 상봉 등과 같은 이벤트성 사업도 할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정상회담 개최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은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열기 위한 차원"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으로 여러 분야에서 돌파구를 뚫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풀지 않고 경제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화노선을 표명했다"면서 이는 현실을 직시한 일종의 실용노선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입장 표명이 최근 정부가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당국간 회담을 제의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대체로 부정적으로 답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자신들이 과거 제안했던 고위급 접촉부터 하자고 한 것 같다"며 화답이라기보다는 '역제안'의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 선임연구원도 "우리 통일준비위원회 차원의 대화 제의 자체를 무시하거나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이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이상 올해 북한의 공세적 대화 제의가 뒤따를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북한 실무자들로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부터) 중요한 과업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공세적 대화 제의가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한국이 북핵 문제 해법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 여부가 결정된다"면서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남북관계 복원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경제강국 건설'을 강조하며 금강산, 원산 중심의 경제개발구 사업 추진 의사를 밝힌 점에 대해서도 남북관계와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금강산 관광은 우리와 함께 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관광 재개를 통해 남측과 경제 협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장 선임연구원도 "금강산은 남북관계와 대외개방이 같이 물린 고리가 되는 사업"이라며 "이는 북한 관광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제1위원장이 식량문제 해결과 인민생활 향상 등 민생 경제를 강조한 점도 주목받았다.

장 선임연구원은 "독재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민심의 반란"이라며 "김정은이 경제 건설을 자기 정권의 정당성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봤다.

조 수석연구위원도 "김정일 '3년 탈상'을 마치고 홀로서기 단계에 있는 김정은이 주민의 지지를 확보하고자 따스한 이미지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유 교수는 신년사 전반에 대해 "작년 신년사는 장성택 처형 직후 발표했고 올해는 1년을 지내면서 최룡해, 황병서 등 새로운 실세를 등용했기 때문에 좀 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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