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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속 할머니 시신' 피의자 "성폭행 반항에 살해"

장훈경

입력 : 2014.12.31 15:38|수정 : 2014.12.31 16:10


할머니를 살해한 뒤 여행 가방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55살 정형근 씨가 피해자를 성폭행하려 했다가 반항하자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오늘 사건과 관련한 2차 브리핑을 열고 정 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설명했습니다.

정 씨는 지난 20일 오후 6시쯤 인천 남동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71살 전 모 씨와 술을 마시다가 성폭행을 하려 했고, 이에 반항하는 전 씨를 집에 있던 둔기와 흉기를 가지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정 씨는 전 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다음날 집 근처 주차장 담벼락 아래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정씨는 조사 초기엔 술에 취해 다투다가 발생한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진술했으나, 어제 오후 프로파일러 등을 동원해 2차 신문에 들어가자 이같이 시인했다"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씨와 전씨는 범행 당일 오후 4시쯤부터 전씨가 채소를 파는 부평구의 한 시장에서 술을 마셨으며 오후 4시 50분쯤 함께 택시를 타고 정씨 집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이 정씨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둘 사이 내연 관계는 없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마친 뒤 다음 주 초 사건을 인천지검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오전 11시 반쯤 범행 현장인 정씨 집 등에서 현장 검증이 진행됐으며,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정씨에 대한 구속 여부를 가릴 영장실질심사가 열렸습니다.

정씨 구속 여부는 오늘 오후 늦게 결정됩니다.

정씨는 시신을 가방 속에 담아 유기한 다음 날인 지난 22일부터 잠적해 도피하다가 범행 9일 만인 그제 오후 7시쯤 서울 을지로5가의 훈련원공원에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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