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살해 이주여성 추모제

입력 : 2014.12.30 17:07|수정 : 2014.12.30 17:07


행복한 삶을 꿈꾸고 한국에 왔다가 남편 등에게 살해된 이주여성 추모제가 30일 오후 5시 서울 덕수궁 앞에서 열렸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이주민·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 행사는 추모 묵념, 추모사, 추모 노래·발언·성명서 낭독 순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 전체 촛불 의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주여성쉼터협의회가 올해 살해당한 이주여성들에 대한 보고를 했고, 이해응 서울시 외국인 명예 부시장과 한용길 사단법인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사무처장,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등이 추모사 및 추모발언을 했으며, 유티미하 재한베트남문화징검다리 대표가 추모노래를 불렀다.

이주여성인권센터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에서 이주여성 7명이 남편 또는 주변 남성에 의해 살해됐다.

1월 강원 홍천과 경남 양산에서 베트남 이주여성 2명이, 11월 수원과 제주에서 중국 여성과 베트남 여성이, 12월 경북 청도에서 베트남 여성이 죽임을 당했고, 7월과 8월 전남 곡성과 충남 천안에서는 베트남 이주여성과 캄보디아 여성이 각각 교통사고로 위장된 살해사건도 일어났다.

센터는 성명서를 통해 "이주여성들은 행복하게 살려고 한국에 왔지 죽으려고 오지 않았다"며 "우리 사회가 허울 좋은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이주여성을 동화시키기에 급급했지 인권보호와 제대로 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지 못해 이주여성이 고통과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와 사회가 더는 침묵해서는 안 되며 이주여성이 존엄하게 살 수 있고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는 다문화사회를 만들어 달라"면서 "특히 이주여성에 대한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에 대해 한국사회의 엄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또 ▲이주여성에 대한 체류권 보장 ▲이주여성 중심의 귀화제도 도입 ▲중개업체의 사기결혼 알선에 대한 처벌과 보상 ▲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