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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속 시신' 인천 남동서 형사과장 문답

입력 : 2014.12.30 17:59|수정 : 2014.12.30 17:59


'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을 수사하는 인천 남동경찰서 김승열 형사과장은 오늘(30일)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의자 정형근(55)씨는 술에 취해 다툼을 벌이다가 살해했다는 범행동기를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정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프로파일러 등을 동원해 범행 동기와 경위에 대해 심층 수사할 방침입니다.

김승열 과장과 일문일답입니다.

-- 검거 경위는.

▲ 지난 29일 오후 6시 44분께 서울시 중구 을지로 소재 한 편의점에서 체크카드로 소주 등 주류를 사는 정씨의 정황이 인천 남동서 금융거래망에 포착됐다.

곧바로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들과 공조해 오후 7시께 인근 훈련원공원에서 정씨를 발견하고 검거했다.

-- 피해자 전모씨와 관계는.

▲ 정씨는 2년 전부터 일용근로자로 일하며 알게 된 동료와 피해자 전모(71·여)씨의 채소상점 인근에서 전씨의 딸이 운영하는 포장마차에서 종종 술을 마시며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 정씨의 범행 동기는.

▲ 정씨는 사건 당일인 20일 오후 4시 50분께 이미 술에 취한 상태로, 역시 술에 취해 있던 전씨를 만나 자신의 집에서 술을 함께 마시다가 오후 5시께 다툼이 벌어져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씨는 다툼의 이유와 전씨를 살해한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추가로 심층수사할 계획이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모두 확보한 상태다.

-- 시신을 유기한 경위는.

▲ 정씨는 사건 발생 다음날인 21일 오후 10시 30분께 전씨의 시신을 담은 여행가방을 먼 장소에 버리려고 했으나 범행이 발각될까 두려워 멀리 가지 못하고 사건 현장으로부터 150m가량 떨어진 장소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 범행 뒤 정씨의 행적은.

▲ 정씨는 전씨의 시신이 담긴 여행가방을 버린 뒤 자신의 집에서 머물다가 여행가방이 경찰에 발견된 지난 22일 도보로 경기 부천, 서울 구로구 개봉동, 영등포구 문래동까지 이동했다.

23일 문래동 소재의 한 모텔에서 하루 숙박한 뒤 24일 도보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을 거쳐 관악산으로 도피, 이틀간 바위 밑에서 숨어 지냈다.

26일 도보로 서울 남산으로 이동해 이틀간 또 숨어 지내다가 28일 인근 해방촌에서 하루 노숙하고 나서 29일 서울 을지로에서 검거됐다.

정씨는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지 않았으며 조력자는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 범행 도구는 나왔나.

▲ 정씨 집에서 깨진 사기 그릇과 칼이 나왔다.

-- 성폭행 흔적 같은 것은 없나.

내연 관계라는 소문도 있다.

▲ 성폭행 흔적 없다.

옷을 다 입고 있다.

내연 관계 관련해서는 수사과정에서 그런 부분은 나오지 않았다.

-- 전씨가 잔칫집에 간 것은 맞나.

지난 20일 오후 4시께 시장을 마지막으로 나선 뒤 행적은.

▲ 전씨가 잔칫집에 가지 않은 것 같다.

지인과 술을 1차로 마시고 정씨와 당일 오후 4시 50분께 경기도 부천에서 만났다.

택시를 타고 정씨 집에 같이 갔다.

전씨와 술을 1차로 마신 지인이 누군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다툰 이유는.

▲ 그냥 다퉜다고 한다.

구체적인 진술은 안 한다.

-- 정씨가 휴대전화 버렸다고 하는데 언제 어디서 버렸나.

▲ 지난 24일 서울 신림동에서 버렸다.

버린 휴대전화는 찾고 있다.

추적당할까봐 버렸다고 한다.

체크카드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술에 취했고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쓴 것 같다.

-- 수배 전단에서는 가방 메고 있었는데 가방은 어딨나.

▲ 평소 자기 집에 있던 가방을 메고 나갔고 이 역시 버렸다.

쓰레기 더미에 버렸다고 한다.

-- 사용한 체크카드는 아들 것이 맞나.

평소에도 쓰던 것인가.

▲ 아들 카드가 맞고, 정씨가 평소에도 이 카드를 썼었다.

정씨가 도피를 시작한 이후 지난 23일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서 이 카드로 도피자금 45만원을 인출했다.

-- 정씨가 범행 이후 전씨 딸이 다니는 교회와 장사하는 시장에는 왜 갔나.

▲ 정씨는 평소에도 교회 다녔다.

교회 간 이유 등은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

-- 프로파일러는 오늘 아침부터 동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범행 동기가 구체적으로 안 나오나.

▲ 안 나오고 있다.

조사에 임하는 자세는 협조적이고 진술이 일관되긴 한데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다.

-- 둘 사이 채무 관계는 있나.

▲ 확인 된 바 없다.

-- 관련 전과는 있나.

▲ 없다.

-- 서울로 이동한 이유는.

▲ 갈 곳이 없었다.

-- 가방을 미리 준비했나.

▲ 준비한 가방 아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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