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대청호 공기부양정 떴다"…겨울철 뱃길 걱정 뚝

입력 : 2014.12.30 16:13|수정 : 2014.12.30 16:13


버스만 한 크기의 선박이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며 얼음이 언 대청호를 미끄러지듯이 질주하자 구경 나온 주민들은 손바닥이 터져라 박수를 보냈습니다.

오늘(30일)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앞에서 열린 공기부양정(호버크라프트·Hovercraft) 진수식 현장에서입니다.

"신통한 배구먼. 이젠 호수가 꽁꽁 얼어도 끄떡없겠어" 주민들은 얼음 위를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배의 모습을 보면서 신기한 듯 바라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조병복(61)씨는 "겨울마다 호수가 얼어붙는 바람에 뱃길이 막혔는데, 공기부양정이 뜨니 교통 걱정을 덜게 됐다"고 즐거워했습니다.

대청호와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이 마을은 육로가 없어 '육지 속의 섬'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주민들은 평소 4.8톤짜리 선박을 타고 바깥세상을 왕래하지만, 겨울철 대청호가 얼어붙으면 뱃길이 막혀 옴짝달싹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에도 12월 말부터 두 달가량 뱃길이 막히는 바람에 주민들이 마을 밖 출입을 못한 채 갇혀 지내야 했습니다.

옥천군은 이곳과 군북면 막지리 등 대청호를 건너 왕래하는 연안마을 2곳의 교통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2톤급(10인승) 공기부양정 2척을 배치했습니다.

4억원의 건조비용은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지원했습니다.

이 배는 선체 밑에서 내뿜는 강한 압축공기를 이용해 수면이나 얼음판 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공기부양정이 주민들의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기는 국내에서 처음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