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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고졸 채용 확대 약속, 왜 안 지켜지나?

김범주 기자

입력 : 2014.12.29 12:31|수정 : 2015.03.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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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김범주 기자와 함께 친절한 경제 진행하겠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에서 "고졸 많이 뽑는다. 많이 뽑아라." 이런 얘기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이런 얘기가 쏙 들어갔습니다. 오히려 고졸 채용 줄이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요?

<기자>

그러니까요. 저희 회사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 미생이 인기였잖아요.

주인공 장그래가 고졸인데도 열심히 하는데 인정을 잘 못 받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이게 현실에서도 그렇습니다.

2, 3년 전만 해도 고졸을 많이 뽑겠다. 이래놓고는 현실에서는 또 외면을 하고 있는 그런 씁쓸한 상황이 다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앵커>

처음 이런 얘기 나온 게 대통령이 나서서 "고졸 많이 뽑아라." 이런 얘기를 해서 그렇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유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취직 잘하고 인정 잘 받을 수 있으면, 굳이 대학을 안 가도 되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그게 안 되니까 결국은 90% 이상 대학을 가는, 대학 진학률이 올라가는 그런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런데 바로바로 일터로 가서 일하는 거랑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19조나 손해가 있다. 이런 지적이 있었거든요.

구구절절이 맞는 말인데, 이명박 대통령이 당시 2010년 2011년에 고졸 채용 늘려라, 몇 번을 그렇게 지시를 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2011년 9월) : 그래서 지금부터 의무적으로 고등학교 나온 사람들을 상당한 비중으로 올려주어야 된다. 많이 뽑아야 된다.]

이렇게 청와대까지 사람들 불러서 대책회의 하고 그러니까 공공기관들이 먼저 잽싸게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놨는데, 2016년, 내 후년이죠.

신입 40%까지 고졸로 채우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입사해서 4년이면 대졸하고 똑같이 대우를 해주겠다.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으면서 대가로 챙긴 게 있는데, 뭐냐하면 "대신 사람 더 뽑아도 되죠?" 이렇게 물어봐서 정부도 오케이, "그럼 채용 더 뽑으세요." 해서 숫자를 더 늘렸습니다.

2011년에 한 9천 명 뽑다가 계속 늘어서, 4년 만에 1만 7천 명, 내년에는, 그러니까 9천에서 1만 7천이니까 거의 배 가까이 는 셈이거든요.

이렇게 받을 거 다 받아놓고 지금 다시 고졸 채용을 줄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지금 공기업에서 먼저 이렇게 약속 지키지 않으면 결국은 일반 기업들도 다 따라서 안 지칠 것 아니에요.

<기자>

그러니까요. 공공기관이 이렇게 안 지키기 때문에 일반 기업들도 지금 따라가는 추세입니다.

한 번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드릴 텐데, 이 그래프를 보시면, 2011년에 공공기관들이 3년 전이죠. 600명 정도 뽑았었거든요.

여기 안 그렸는데, 여기서 1년 전, 2010년에는 400명대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까 단박에 2천 명대로 올라섰었거든요.

그런데 올해 1천900, 내년 1천700, 슬슬 또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신입 아까 2년 뒤까지 40%를 고졸로 뽑는다고 약속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10% 밑으로 지금 내려간 상황입니다.

이러니까 기업들 은행들도 고졸 뽑던 것 쏵 줄였고요, 조건으로 우리가 한가지 알 수 있는 게 단순히 고졸을 안 뽑는다. 공공기관도 56%가 지금 고졸을 한 명도 안 뽑습니다.

그런데 알 수 있는 게 뭐냐면, 공무원들은 대통령이 좋아하는 것은 귀신같이 알고 움직이는데 대통령이 조금 관심이 없다 싶으면 딴짓한다는 거죠.

왜냐하면, 이명박 대통령 때는 대통령이 다그치니까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조금 바빠서 다른데 보고 있는 것 같으니까, 한 번 딴짓하자 해서 이렇게 올려서 놓고 다시 슬슬 떨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다시 채용 늘 만큼 늘여놓고 대졸 뽑자 해서 또 고졸을 줄이고 있는 건데, 대통령이 나서야만 움직이는 게 아니고요, 약속을 했었잖아요, 고졸을 많이 뽑겠다고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될 것 아닙니까?

잠깐 안 본다고 딴짓하면 다시 한 번 다그치는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정부 차원에서 한 번 이건 다잡아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거 분명히 통계에 따로 얘기 안 해도 정부 쪽에서는 알고 있을 겁니다. 알면서도 이렇게 지키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이 정부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는 게 아닌가 싶은데, 스스로 한 번 다시 반성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그리고 요즘 다름이 아니라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곳에 돈 맡겨놓고 1억 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 참 부러운 사람들이죠. 부러운 사람들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면서요?

<기자>

이런 걸 금융소득이라고 그럽니다.

은행에 돈을 맡겨서 이자가 나오거나, 혹은 증권 같은 곳에 넣었다가 배당을 받거나, 이런 걸 금융소득이라 그러는데, 1년에 2천만 원 이상 받았으면 국세청이 신고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작년에 1억 원 이상 번 사람, 5억 원 이상 번 사람, 모두 재작년 보다 줄었던 걸로 그렇게 결과가 나왔습니다.

<앵커>

이쯤에서 궁금한 게 금융소득이 1억 원 이상, 5억 원 이상 되려면 어느 정도를 돈을 넣어놔야 이렇게 나올 수가 있을까요?

<기자>

은행이자 3%로 계산을 해보시면 되죠.

1억 원이 이자가 나오려고 하면 한 30억, 배당은 더 높을 수도 있으니까 더 넣어 놨을 수도 있겠죠.

자산 부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30억 이상을 넣어 놓은 사람들 얘기라는 얘기인데, 그런 이렇게 부자들도 결국은 돈 굴리기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렇게 해석해도 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나쁘게 볼 사람들이 절대로 아니고요, 금융소득을 내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나쁘게 돈을 버는 게 아니고 돈을 투자를 하는 사람들 이거든요.

그러니까 은행에 넣어서 이 돈을 은행 이자를 굴리든 아니면, 주식을 샀든 경제에 투자가 되고요, 그 대가로 이자나 배당을 받는, 그다음에 그걸 국세청에 신고 다 하고 세금 다 내는 겁니다.

한 40%까지 세금을 내거든요. 그러니까 나쁜 사람들이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난다는 건, 우리 경제도 잘 굴러간다. 커지고 있다는 뜻이 될 텐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작년에 금융소득을 1억 원 이상 번 사람, 5억 원 이상 번 사람 모두 조금씩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정상적으로 돈을 굴려서 돈을 버는 사람이 줄었다는 얘기는 금융소득의 상당 부분이 사실 배당이거든요. 은행이자 보다는.

회사들이 그만큼 돈을 못 벌었다는 반증이 될 겁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안 좋아졌으니까, 내년엔 또 줄어들었을 겁니다.

결과적으로는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투자를 한 대로 결국, 소득을 받아가야 되는데 줄었다.

우리 경제가 참 좋지 못하다는 것을 한가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게 계속 경제적으로 안 좋은 사인만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인 건데, 결국은 돈이 있는 사람들이 계속 이렇게 돈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먼저 만들어져야 그 밑에서 또 개미들도 같이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구조가 함께 된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돈을 투자를 했으면 그걸 받아가는 기업들이 돈을 더 잘 굴려서 사업을 잘해서 돌려주는 게 자본주의 사회잖아요.

그런데 지금 현재 시스템으로써는 그게 잘 안 되고 있다는 거기 때문에 꼭 개미들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돈 버는 사람들, 예를 들면 일반 직장인들도 그만큼 팍팍한 삶을 살았다는 걸 반증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부정직한 사람들이 돈을 버는 것은 부럽지도 않은데, 이렇게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서 국가에 이득을 줘가면서 경제발전을 일굴 수 있는 사람들이 돈을 버는 건 부러운 일이죠. 이런 사람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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