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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첸 전투원 2만여 명, 푸틴에 '충성 서약'

입력 : 2014.12.28 23:23|수정 : 2014.12.28 23:23


러시아 연방 내 체첸 자치공화국 지도자가 이끄는 전투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용대를 자원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정부 수장은 28일(현지시간) 수도 그로즈니의 한 스타디움에 자신이 통제하는 약 2만명의 전투원들을 모아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 서약 행사를 열었다.

카디로프는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15년 동안이나 체첸인들을 도와주고 있다"며 "이제 우리가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며 특수 군사훈련을 받은 전사들이 당신의 의용대로 러시아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군사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카디로프는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 전쟁을 선언했으며 우리나라에서 혼란과 소요를 일으키려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 국민은 지도자인 푸틴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있으며 체첸인은 그 중심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는 정규군이 있고 공군과 해군, 핵전력이 있지만 의용대가 해결해야 할 임무도 있다"면서 "우리가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디로프의 발언은 그가 이끄는 체첸 전투원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현지 정부군을 상대로 전투 임무를 수행하거나 러시아 내 소요 사태 진압 작전 등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카디로프는 앞서 이달 중순 스스로 의용대원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가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양심이 없는 '악마'들(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잡아 제거하기 위해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부터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을 맡아오고 있는 카디로프는 크렘린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러시아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체첸 내 이슬람 반군 세력 소탕에 앞장섰다.

크렘린은 러시아에 충성하는 카디로프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일종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술이었다.

카디로프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제거하면서 민간인 고문, 살해 등의 인권유린을 저지르고 있다는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우크라이나 사태 후 카디로프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유럽의 제재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그의 지휘를 받는 체첸 전투원들이 비밀리에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반군 진영에 가담하고 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이날 카디로프의 발언은 체첸군이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의 전투에 참여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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