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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골프사랑 외국에 불똥…말레이 총리 '진땀'

입력 : 2014.12.28 07:39|수정 : 2014.12.28 07:3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남다른 골프 사랑이 급기야 외국 정상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전문 매체인 힐(The Hill)에 따르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난 24일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오바마 대통령과 골프를 쳤다가 국내에 돌아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골프 회동은 말레이시아가 최근 최악의 폭우로 10만 명 이상이 대피하는 등 큰 피해를 본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말레이시아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집 총리는 이에 따라 이날 홍수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나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골프 외교'를 적극 해명했다고 힐은 전했다.

그는 이번 골프 회동 약속이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진즉에 이뤄진 것이라고 강변했다.

나집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우리가 우연히 하와이에서 조우한다면 골프를 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며 "하와이에 있는 동안 수시로 홍수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심각해지자 가능한 한 빨리 귀국했고, 곧장 피해 지역으로 오느라 아직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집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자 26일 하와이 방문 일정을 단축하고 귀국했다.

백악관은 이들이 골프를 친 직후 낸 성명에서 "두 정상이 골프를 즐기면서 점점 긴밀해지는 양국 관계 등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국이 되는 2015년에도 나집 총리와 적극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형 국내외 현안이 있을 때 자주 골프를 치러 나가 워싱턴DC 정치권의 비판을 받고 있으나 주로 백악관 보좌관 등 측근들과 어울리기 때문에 다른 나라 정상에까지 불똥을 튀게 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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