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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러·중 경쟁하듯 다탄두 핵미사일 실험…북한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입력 : 2014.12.28 13:33|수정 : 2014.12.28 14:14


북한 넘어 북쪽 나라들이 잇따라 대형 핵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올해 내내 북한이 쏘아 올렸던 미사일들하고는 급이 다릅니다. 러시아는 바다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을, 중국은 사거리 1만 4천 킬로미터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두 미사일 모두 미사일에 탄두 여러 개를 장착한 다탄두 미사일들입니다. 다탄두는 단일 탄두보다 표적을 파괴할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에 단일 탄두에 비해 위력적인 핵 미사일입니다. 특히 중국의 시험 발사는 처음으로 다탄두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다룬 것이어서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28일 북극 바렌츠해 수중에서 핵잠수함 수직발사관을 통해 신형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불라바'를 시험 발사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어로 철퇴란 뜻의 불라바가 극동 캄차카 반도에 있는 목표지점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8천 킬로미터에 핵탄두 10개를 운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는 2009년부터 불라바를 개발해왔고 올해 3번째 시험 발사였던 지난달, 마침내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입니다. 러시아의 수중, 지상, 공중 3중 핵 억지력이 조용히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김태훈 취재파일중국은 지난 13일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둥펑-41'에 모의 다탄두를 장착해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시험 발사에서 모의 탄두 몇 개를 장착했는지, 탄두들이 목표물 타격에 성공했는지는 중국 당국이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둥펑-41는 사거리가 약 1만 4천 킬로미터로 중국이 보유한 ICBM 가운데 가장 멀리 날아갑니다. 전해지기로는 핵탄두를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두려워하고 있는 새로운 지상 이동형 다탄두 미사일이 바로 둥펑-41입니다. 미국은 중국이 내년쯤 둥펑-41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불라바, 중국의 둥펑-41 모두 미국을 겨냥한 핵 미사일입니다. 전통의 강호, 러시아와 신흥 강호, 중국이 성큼성큼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닙니다. 북한도 올해 헤아리다 헷갈릴 정도로 숱한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습니다. 우리의 북쪽 나라들, 올 한해 마치 미사일 시험 발사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김태훈 취재파일물론 북한 미사일은 사거리나 정확도 면에서는 러시아, 중국보다 몇 수 아래입니다. 올해 북한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들은 신형이라고 해도 사거리가 300킬로미터 이하입니다. 그나마 목표지점에서 수 킬로미터 못 미쳐 떨어진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나 정확도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북한의 전방에서 남쪽으로 200킬로미터 안이 우리 수도권입니다. 삼각지의 국방부를 겨냥했는데 정확도가 떨어져서 몇 킬로미터 못 미치면 광화문이나 청와대입니다. 북한 미사일은 성능을 떠나 존재 자체가 대단한 위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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