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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손에 이끌려 자살폭탄 테러…소녀의 비극

정연 기자

입력 : 2014.12.26 20:53|수정 : 2014.12.2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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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에 나이지리아에서는 어린 소녀들이 자살 폭탄 테러를 벌여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무슨 목숨 걸만한 정치적인 신념이 있겠습니까? 한 소녀의 고백을 들어봤더니 역시 어른들 잘못이었습니다.

정 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일 나이지리아 북부의 한 시장에서 연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폭탄 테러를 일으킨 사람은 13살인 자흐라우와 친구 3명이었습니다.

[자흐라우/자살 폭탄 테러 소녀 : 시장에 도착하니까 친구들과 따로 떨어져서 가라고 했어요. 전 싫다고 했고…친구가 조끼에 있던 폭탄을 터뜨렸고 전 옆에 있다가 다쳤어요.]

폭탄을 터뜨린 친구 2명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자흐라우는 부상당한 채 도망쳤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소녀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나이지리아 무장세력 보코하람에 넘겨진 날을 잊지 못합니다.

[아빠가 저를 반군들이 있는 숲으로 데려갔어요. 반군들이 천국에 가려면 자살 폭탄 테러를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도망가면 죽이겠다고 했어요.]

'보코하람'은 빈부 격차와 종교적 반목을 이용해 나이지리아에서 납치와 학살을 저지르며 세를 불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소녀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난달과 이달 초에도 소녀들의 자살 폭탄 테러로 80여 명이 숨졌습니다.

현지 경찰은 잇따른 테러가 종족갈등이 아닌 보코하람의 짓이라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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