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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IS 잡는 쿠르드족…체면 구긴 이라크군

정규진 기자

입력 : 2014.12.26 12:57|수정 : 2015.03.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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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이라크 쿠르드족 민병대 페쉬메르가의 정예대원 800명이 미군의 공습 지원과 함께 시리아 국경과 접한 신자르 탈환에 나섰습니다.

페쉬메르가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와 치열한 교전 끝에 신자르산 주변 7개 마을을 되찾았습니다.

IS가 세력을 확대한 지난 6월 이후 페쉬메르가가 거둔 최대 성과입니다.

무엇보다 IS의 학살을 피해 신자르 산에 고립됐던 수천 명의 야지디족이 탈출로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쉐이크 나짐 후세인/야지디족 민병대장 : IS의 저항이 심했지만 신자르의 절반을 되찾는데 성공했습니다. 우리 야지디족과 이라크 쿠르드족 민병대가 함께 이뤄냈습니다. ]

쿠르드족의 활약은 시리아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리아 북부 코바니시는 지난 9월 IS가 공격할 당시만도 당장 함락될 위기에 몰렸습니다.

지난달 이라크의 페쉬메르가가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에 가세하면서 전세가 뒤바뀌었습니다.

여성 대원까지 사투를 벌이면서 도시의 절반 이상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석 달 간 코바니에서 사살된 IS 조직원이 1천400명에 달한다고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밝혔습니다.

전사가가 늘고 세력 확장이 주춤해지면서 IS는 분열 조짐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IS 지도부가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는 코바니에 전력을 집중하는 데 조직원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외국인 조직원의 동요가 눈에 띕니다.

이라크 모술에선 외국인 조직원의 귀국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시리아 락까에선 이탈을 시도한 외국인 조직원 100명이 처형됐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그렇다고 IS가 흔들리는 건 아닙니다.

여전히 4만 병력이 건재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 걸친 드넓은 지역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전선이 길어질수록 난민의 삶은 척박해집니다.

IS의 학살을 피해 고향을 떠난 이라크 야지디 족과 기독교인 수천 명은 외벽도 없는 건물에서 차디찬 크리스마스를 맞아야 했습니다.

땔감이 없어 종이박스를 주워다 불을 피우는 실정입니다.

[이라크 야지디족 난민 : 많은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어요. 학살현장에서 모든 걸 이겨내고 있지만 납치된 여자아이들을 생각하면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군은 계속 체면을 구기고 있습니다.

미국의 막대한 지원에도 최근 이라크 최대 유전지인 바이지시를 IS에 다시 빼앗겼습니다.

미군은 내년 봄 이라크 정부군과 함께 IS의 거점 도시 모술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정부군이 시가전을 수행할 능력조차 없다는 혹평까지 나오면서 이라크군을 훈련시켜 지상전을 대신하게 한다는 미국의 전략에 차질이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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