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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년 아베 야스쿠니 참배때 '매우 실망' 성명 검토"

입력 : 2014.12.26 10:31|수정 : 2014.12.26 10:31

글렌 후쿠시마 미국진보센터 선임연구원 도쿄신문 인터뷰서 밝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작년에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을 때 미국이 "매우 실망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일본계 미국 학자가 밝혔다.

글렌 S. 후쿠시마 미국진보센터(CAP) 선임연구원은 26일 보도된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12월 26일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에 관해 당시 워싱턴 측이 복수의 성명서 문안을 작성해 주일 미국 대사관과 협의했다며 경위를 설명했다.

후쿠시마 선임연구원은 아베 총리의 참배가 미국으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었고 이 때문에 대사관에 전달된 문안에는 '매우 실망했다'(very disappointed)는 표현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검토 결과 일본이 미국에 정말 중요한 동맹국인데 '매우'라는 표현을 덧붙이는 것은 지나치다는 결론이 나서 '실망했다'(disappointed)는 수준에서 성명이 발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어 표현을 일본어로 '실망'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지나치게 강조한 것이라서 오역이고 '유감' 정도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일본어를 구사하는 미국 정부 담당자와 대사관 직원이 논의한 결과 유감이라는 표현은 너무 약하다고 판단해 실망이라는 단어로 번역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선임연구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이 역사인식 문제라고 규정하고 "어떤 국가든 역사는 역사학자가 논의할 일이며 정치가가 과도하게 언급하면 외교 문제가 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방 당국이 아베 정권의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이나 무기수출 허용 등 안보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헌법 9조 개정 등에 관해서는 미국 내 견해가 엇갈린다고 분석했다.

후쿠시마 선임연구원은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에 문제가 없으면 안보 정책을 수정하는 것에 그다지 우려가 없겠지만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을 전제로 한 수정이므로 미국에 우려하는 지식인이 있다"고 언급했다.

후쿠시마 선임연구원은 일본계 3세로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이며 1980년대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대일본·대중국 통상 정책 입안 등에 관여했으며 일본 AT&T 부사장을 지내는 등 일본에서 20년 이상 체류한 지일파 학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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