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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의 타고투저,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입력 : 2014.12.26 09:28|수정 : 2014.12.26 09:28


'타고투저'. 올 시즌 프로야구를 관통하는 가장 큰 화두였다. 과연 내년에는 타고투저 흐름이 이어질까. 

2014년 프로야구는 역사에 길이 남을 타고투저 시즌이었다. 리그 평균자책점 5.21은 역대 가장 높은 기록이었고, 리그 타율 2할8푼9리는 최고 기록이었다. 핸드볼 야구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양 팀 통틀어 경기당 평균 11.24득점이 쏟아졌다. 삼성 릭 밴덴헐크(3.18)는 역대 가장 높은 수치의 평균자책점 1위였고, 3할 타자만 역대 최다 36명이 속출했다. 

타고투저 원인으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 타자 가세에 따른 전반적인 공격력 향상, 눈에 띄게 좁은 스트라이크존, 제조업체가 뒤섞여 반발력이 제각각인 공인구 문제, 타자 친화적 야구장 증가, 투수들의 기량 미달과 타자들의 수준 향상이 제기됐다. 심각한 타고투저로 경기시간은 역대 최장 3시간27분으로 늘어졌다. 과연 내년에도 타고투저가 이어질까. 

야구는 언제나 흐름을 탔다. 타고투저 흐름은 최근 몇 년 사이 예고된 징조였다.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사이 리그 평균자책점과 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2012년 리그 평균자책점(3.82) 타율(.268) 홈런(1.16개) 모두 전형적인 투고타저 시즌으로 타자들이 열세를 드러냈다. 

투고타저 흐름이 바닥을 치고 타고투저로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3년. 리그 평균자책점(4.32) 타율(.268) 홈런(1.39개) 모두 상승했다. 가장 큰 변화는 신생팀 NC의 1군 진입이었다. 9개 구단 홀수 체제로 투수 운용에 유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자들이 득세한 건 전체적인 선수층, 특히 투수력의 약화가 컸다. 

류현진에 이어 오승환·윤석민까지 리그를 주름잡았던 특급 투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며 마운드 세대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고교 시절 혹사한 유망주들은 프로 입단 후 수술을 받는 게 통과의례가 된 것 같다. 현장에서는 "투수가 없다.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한다. 하지만 구단과 코칭스태프도 당장 눈앞의 성적에 눈 멀어 젊은 투수를 키우기보다는 외국인에 의존한 무리한 투수운용으로 자멸했다. 

10구단 kt가 가세하는 내년에는 사상 첫 144경기 체제의 장기레이스로 치러지는 만큼 투수력의 문제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짝수 구단 체제가 돼 이제는 중간에 쉬어가는 일정도 없다. 리그 확장에 따른 피할 수 없는 과도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타고투저 양상이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다만 올 시즌 후반기 타고투저 흐름이 조금 완화됐다는 점에 주목해 볼 만하다. 스트라이크존이 다소 넓어지며 투수들에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리그 평균자책점(5.28→5.10) 타율(.291→.286) 모두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하락세였다. 9월 이후 리그 평균자책점(4.87) 타율(.279)은 더 떨어졌다.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이 유연하게 확대되고, 공인구 반발 계수를 통일시킨다면 올해 같은 극단적인 타고투저는 피할 수 있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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