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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철폐"…기륭 노동자 청와대行 오체투지

입력 : 2014.12.26 08:06|수정 : 2014.12.26 08:06


기륭전자(현 렉스엘이앤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청와대행 '오체투지' 행진을 통해 비정규직 법안 철폐를 촉구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는 지난 22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회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를 향해 오늘(26일)까지 5일간의 '온몸'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비정규직 관련 법·제도의 전면 폐기를 촉구하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고통을 청와대, 정부, 국회에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오체투지는 머리, 양팔, 다리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을 이용해 절하는 행위입니다.

흰 옷을 입은 이들은 북소리에 맞춰 많을 땐 열 걸음, 적을 땐 세 걸음을 떼고 배·가슴, 얼굴을 땅에 묻었다 일어나기를 천천히 반복했습니다.

주로 파견·계약직 근로자인 이들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지난 2005년부터 1천895일 농성 끝에 2010년 사측과 정규직 고용에 합의했습니다.

2013년 5월 회사에 복귀했지만 일감과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출근만 하던 중 그 해 연말 회사가 사옥을 기습 이전해 빈 사무실에서 농성을 이어왔습니다.

김소연 전 기륭전자분회장은 "지난 10년간 고통 속에 싸워왔지만 우리와 900만 비정규직의 현실은 그대로"라며 "이 상황에서 정부가 문제 해결은 커녕 오히려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려고 하는 등 비정규직을 늘리는 종합대책을 내놓는다고 해 행진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행진단은 오체투지를 하는 10∼15명과 북을 치거나 플래카드를 들고 곁을 좇는 인원을 합해 70여명 규모입니다.

이들은 둘째 날인 23일 국회에 도착해 비정규직법 관련 질의서를 전달했고, 다음날 마포대교를 지나 성탄절인 25일엔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에 닿았습니다.

여의도 LGU+와 파이낸스빌딩 앞 씨앤앰(C&M) 등 같은 처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날인 오늘(26일)엔 오전 9시30분 광화문광장을 떠나 청운동주민센터로 향한 뒤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한 후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로 행진을 제지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광화문광장∼경복궁역 구간은 신고도 하지 않았고, 신고한 경복궁역∼청운동주민센터 구간은 폭이 좁은 주요도로여서 금지통고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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