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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라디오 대담 발언 지나쳐"…도의원에 사과

입력 : 2014.12.24 11:37|수정 : 2014.12.24 11:37


원희룡 제주지사가 라디오에 출연해 "일부 도의원이 사심 내지 욕심이 껴서(생겨서) 1인당 20억원씩 보장해 달라고 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24일 도의회에 공식으로 사과했다.

원 지사는 이날 제주도의회 제325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2014년도 제2회 추경예산안 의결에 즈음한 인사말을 통해 "최근 라디오 방송 대담에서 일부 지나친 표현으로 본의 아니게 도의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의회를 존중하면서 건강한 견제와 협력관계를 책임져야 할 도지사로서 표현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모든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고 화살을 자신에게 돌렸다.

원 지사는 새해 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는 등 예산안을 두고 빚어진 도와 의회의 마찰에 대해 "도민과 제주의 미래를 위한 진통의 과정"이라며 "서로의 차이는 충분히 좁혀나갈 수 있으며, 원칙과 합리성에 대한 공감대도 어느 정도 정립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올해를 예산 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회의 선언이 실현될 수 있도록 의원님들의 통찰과 협력을 당부드린다"며 원칙을 바로 세우려는 이런 노력은 제주도와 도의회 모두를 전국적 모범사례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행정시장과 공기업·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고 감사위원회를 독립기구화하려는 것은 도지사의 권한을 내려놓고 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그간의 일은 훌훌 털어버리고 도정에 협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겸손한 마음으로 의원님들과 대화하고 도민 여러분에게 1%의 피해도 돌아가지 않도록 소통과 공감의 토대를 마련해 나가겠다"며 그동안 제주도에서 이루지 못했던 대통합의 정치, 더 큰 제주를 향한 큰 걸음을 의회와 함께 이뤄가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지난 19일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일부 도의원이 사심 내지 욕심이 껴서 1인당 20억원씩 보장해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도의회가 자기들끼리 예산을 짜놓고 동의하지 않으면 부결시켜버린다"는 등의 발언을 해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도의회는 이에 대해 지난 22일 전체 의원 간담회를 열어 원 지사의 발언이 의회를 폄훼했다고 보고 "원 지사가 의회에 사과하기 전까지는 새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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