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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테러범-유족 대면' 이라크 국영TV 리얼리티쇼 화제

입력 : 2014.12.23 16:44|수정 : 2014.12.23 18:10

"수세에 몰린 정부군 선전 목적"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테러를 저지른 범인과 희생자의 유족이 만나도록 하는 이라크 국영방송의 리얼리티쇼가 화제입니다.

이라키야TV가 황금시간대에 매주 금요일 방송하는 '법망에서'(In the grip of law)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은 노란색 죄수복에 수갑을 찬 테러범을 테러 현장으로 데려가 희생자의 가족을 대면케 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테러범을 눈앞에서 본 희생자의 유족은 당연히 "왜 그런 짓을 했느냐, 뭐라고 말 좀 해보라", "이 자를 자신이 테러를 저지른 곳에서 처형해야 한다"며 분노를 격하게 터뜨립니다.

종종 이들 테러범을 검문소나 시장 등 테러를 저지른 곳으로 데려가 현장 검증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재연토록 하거나 경찰의 협조를 받아 체포 당시 상황을 자세히 보여줍니다.

따로 떨어진 방에서 촬영된 인터뷰에서 테러범들은 "IS에 속아서 조직에 가입했다", "나는 죽어도 싸다"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방송에 출연하는 테러범은 얼굴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를 두고 "국영 방송이 수세에 몰린 군경의 성과를 과잉 선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사법기관에서 해야 할 처벌을 '인민재판' 식으로 방송국이 대신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라크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테러범을 여과없이 TV쇼에 공개해 망신을 줌으로써 테러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시청자가 정서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쇼의 진행자 아흐메드 하산은 AP통신에 "우리는 이 테러범의 혐의가 사실임을 입증하는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를 시청자에게 제시해 죄의 댓가를 치르도록 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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