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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넥센, '강정호 후계자'의 수비가 중요한 이유

이성훈 기자

입력 : 2014.12.23 16:55|수정 : 2014.12.23 16:55


내년 넥센의 선발 로테이션에는 새 얼굴들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땅볼 유도를 잘 한다'는 점이다. 

1. 한현희의 올 시즌 뜬공아웃/땅볼아웃 비율은 0.58이다.  50이닝 이상 던진 구원투수 가운데 세 번째로 낮다. 지난해에도 3위였다. 2년 연속 ‘땅볼 많은 순위’ 5위 안에 포함된 투수는 한현희 뿐이다. 즉 한현희는 한국을 대표하는 땅볼 투수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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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올 시즌, 테드 웨버(NC. 뜬/땅 0.65)와 J.D 마틴(삼성. 0.85)도 땅볼 성향을 보였다. 그런데 2013년 트리플A에서 허용한 인플레이 타구 가운데 땅볼의 비율을 보면, 웨버와 마틴보다 넥센의 새 외국인투수 라이언 피어밴드가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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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밴드의 올 시즌 땅볼 비율(39.4%)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졌다. 그런데 이건 일시적 현상 혹은 우연일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7.1이닝에서 피어밴드가 던진 구종들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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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밴드의 주무기는 싱커였다. 싱커는 땅볼 유도를 위한 구질이다. 즉 피어밴드는 땅볼 유도를 잘 할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 보인다.  

땅볼은 피어밴드의 생계수단일 수밖에 없다. 피어밴드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상대한 타자의 76.4%에게 인플레이 타구를 내줬다. 내년 시즌에 뛸 외국인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제구력이 좋아 볼넷이 적고, 구위가 떨어져 삼진도 적기 때문이다. 즉 타자들 입장에서 투구에 방망이를 갖다 대기는 어렵지 않은 투수라는 것.이런 투수가 땅볼 대신 뜬공을 자주 허용하면, 홈런공장이 된다. 

내년에 선발진에서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 시즌 신인 하영민도 뚜렷한 땅볼 성향(뜬/땅 0.76)을 보였다. 한현희-한현희-하영민은, 강윤구(1.13)-소사(0.93) 등 자신들보다 '뜬공 성향'이 강했던 투수들의 빈자리를 채울 것이다. 리그 최고수준의 땅볼 유도능력을 갖고 있는 에이스 밴헤켄(0.65)과 함께, ‘땅볼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홈런타자에게 유리한 목동구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조합이다.
 
땅볼을 가장 많이 처리하는 포지션은 유격수다. 즉 내년에 넥센의 유격수는, 올해 강정호보다 엄청나게 바빠질 것이다. 어차피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격수 공격력’을 보여주고 떠나는 강정호의 공백을, 후임자의 방망이만으로는 제대로 메우기 힘들다. 그렇기에 ‘강정호 후계자’의 수비력이, 넥센의 내년 성적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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