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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내가 낸 기부금, 어디에 어떻게 쓰일까?

입력 : 2014.12.23 09:19|수정 : 2014.12.23 10:37

* 대담 : 한국 가이드 스타 윤승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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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 한 해 기부금의 60%는 연말연시에 채워진다고 합니다. 큰 국제 구호 단체에 매달 몇 만원씩 고정적으로 기부하는 분들도 요새 꽤 많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정작 내가 낸 기부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쓰여 졌는지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정보들, 기부자의 권리 일 텐데 말이죠. 그래서 우리나라 기부단체들,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영리 기구 평가기관 <한국 가이드 스타>의 윤승희 연구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네, 제가 비영리 기구 평가 기관 이렇게 설명을 드렸는데, 일단 <한국 가이드 스타>어떤 단체인지 좀 소개해주세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한국 가이드 스타>는요. 미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공시 기관인 미국 가이드 스타를 롤 모델로 해서 2008년도에 설립되었는데요, 저희 미션은 한국 비영리 분야의 투명성 증진과 효율성 증진을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특히 이제 매년 공익 법인들이 국세청에 사업연도 종료 후인 4개월이 지나면 결산 서류를 공시해야 하는데요. 이런 자료들을 저희 <한국 가이드 스타>가 일괄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최초의 민간 공익 법인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그러면 이번에도 한국 가이드 스타에서 기부금 받는 단체들의 투명성, 효율성 검증을 하셨다고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한 언론사와 함께 진행을 했는데요. 한국 가이드 스타는 2014년 6월까지 국세청에 공시한 3991개 단체를 분석해서 자산과 기부금 규모별로 리스트 업을 해서 그 중에서 공시를 어느 정도 잘한 법인 100개 정도를 추려냈고요.

이런 자료를 언론사에 제공해왔고 그 언론사에서 다른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서 추가로 15개 단체의 투명성, 효율성 별로 해서 순위를 다시 매겨서 기사화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죠. 자 그러면 이번 분석을 하면서 우리나라 기부문화에 대해서도 좀 많이 드러난 것 같은데, 어떤 편이라고 나왔습니까?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우리나라 기부는 한 해 기부금 60%가 12월 그리고 1월에 막 집중이 되어있는데요. 그래서 연말연시를 많이 타는 편이에요. 그리고 국세청에 따르면 2012년에는 전체 기부금 11조 8천 억 중에 개인 기부가 7조 7천 억인데요. 1998년도까지 법인이 전체 기부금액의 65%를 차지했는데 이제는 개인 기부가 법인 기부보다 훨씬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데요.

이거는 이제 기부의 주체가 법인 아니고 개인으로 변화되고 있어서 기부문화 발전에는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그럼 어떤 방식의 기부를 많이 한다고 나왔나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한국의 많은 기부자들이 아직까지는 홍보를 잘하는 큰 단체에 기부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제 한국의 기부자들도 기부를 할 때는 단순히 뭐 인지도가 높아서 또는 단체가 뭐 규모가 커서 이런 단체를 선택하기 보다는 비영리 법인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성과를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그리고 재무제표나 재무 정보, 살림살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기부 단체를 선택해주셨으면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음 사실 그렇죠. 기부한 돈.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잘 따져봐야 되는 거죠. 제대로 쓰이는 곳에 기부를 해야 되는데요. 근데 어떻습니까? 실제로 우리가 아직은 그런 분위기가 아닌 거죠, 그런 문화가 아닌 거고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럼 이번 분석으로 볼 때 유명 아동 기관이나 국제 구호 단체들 또 뭐 기부단체에서 살림살이 제대로 공개한 것이 얼마나 되나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올해 국세청에 공시한 단체 수가 약 4천여 개 정도 되는데요. 한국 가이드 스타가 공시 자료를 검토해보았는데 이제 공시 자료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단체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나마 사업비, 관리 운영비 이렇게 내역을 파악할 수 있는 법인 수는 극소수 20개, 30개 정도 밖에 안됐고요. 그래서 비영리 법인들이 이제 예를 들면 기부금액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공개하는 것은 비영리 법인의 투명성을 증명할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방법인데 아직 그런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4천여 곳 정도가 공시를 했는데 한 20, 30곳 정도만 제대로 했던 말씀이세요. 근데 이거 공시 제대로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의무 아닌가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이건 이제 현재까지 의무 공시 단체는 자산 10억 원 또는 수입 5억 원 이상의 어느 정도 규모가 큰 단체거든요.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런 공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규제가 크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규모가 큰 좀 제대로 했다는 그런 곳은 정말 제대로 잘 되고 있는 건가요? 살펴보셨을 것 아니에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제가 말하는 공시는 원하는 국세청 양식에서 양식에 잘 채웠는지 그리고 합계나 뭐 이런 것들이 잘 맞는지 이런 것들을 보는데요. 공시는 큰 단체는 다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한국의 경우에는 이제 투명성과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한 척도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에 단체들도 아직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고요. 그래서 아직 단체들이 투명하게 운영을 했는지 효율성 있게 운영했는지, 판단하긴 아직까지는 어렵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법인의 투명성과 운영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는 척도와 기준조차도 없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이 공시가 제대로 되었는지도 확인할 수도 없다, 그러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단 말씀이세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아직까지는 항목들이 이제 자세하게 요구하질 않고 있고요. 근데 올해부터 국세청 개정, 양식이 개정이 되어서 좀 상세한 항목들을 요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제 올해부터는 항목에 따라서 상세하게 법인들이 공시를 하면 아무래도 이제 자료 같은 것들을 수집하기가, 한국 가이드 스타 입장에서는 수집해서 기준 마련이나 통계 자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올해부터 저희는 기대를 크게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다른 나라, 가령 선진국들 같은 경우는 어떻게 공시를 하고 있어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에는 비영리 법인이 매년 미국 국세청(IRS)에 사업비, 모금 운영비 이렇게 구체적으로 인건비까지 해서 구체적으로 공시하고 있고요. 그리고 또 유럽 등도 투명성, 효율성 측정을 위해서 되게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비영리 분야가 규모나 활동이 좀 되게 다양하기 때문에 한 두 가지 척도로는 투명성, 효율성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규모가 작은 단체와 큰 단체의 관리 운영비 그러니까 인건비 등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이제 한국에서도 이런 통계 자료들, 공시 자료들이 잘 나와서 한국 실정에 맞는 투명성, 효율성 척도와 기준 마련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내년부터는 기대를 좀 해볼만 하다는 말씀이시네요. 근데 외국 같은 경우에는 사업비가 어떻게 되고, 관리 운영비가 어떻게 되고, 모금이 어떻게 되고,인건비가 어떻게 되고 이런 게 항목별로 자세히 나와 있단 말씀이시고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얼마 정도 받아서 대중 얼마정도 썼다 이런 정도의 자료밖에 없단 이런 말씀이시겠군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대개 단체들이 여태까지는 단체들이 두루뭉술하게 항목을 마음대로 바꿔서 써도 이게 제재가 없고 공시양식도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번에는 많이 구체화되어서 외국의 선진 사례를 많이 이렇게 벤치마킹해서 이번에 양식도 개정이 되어서 좀 많이 개선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보니까 연말 모금의 아주 상징이 되다시피 한 유명 기부 단체, 이 쪽에서도 기본적인 월별 기부금이나 지출 명세를 공개하지 않았다. 뭐 이런 사실이 드러났네요?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이게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 공시는 의무 사항인데요. 이 단체도 의무 공시 단체인데요. 공시에 관해서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리고 실무적인 실수가 있었을 것으로도 예상이 되고요. 그래서 뭐 실무자들은 이걸 공시하는 게 중요하지가 않다고 생각을 하는 그런 경향도 있어서 다른 업무에 비해서 뒤쳐지거나 아니면 대충 작성하는 그런 기관들이 좀 있는데요. 이 기관도 이제 기관 운영책임자나 실무자들이 공시항목과 내용을 어떤 항목과 어떤 내용을 공시해야 할지 확인을 해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아야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내에서도 기부하는 분들 많이 늘어나고 있고요. 말씀대로 개인 기부가 크게 늘어나는 현실인데, 기부 기관은 더 투명하게 제대로 좀 운영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승희 연구원/ 한국 가이드 스타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비영리 기구 공시 기관, <한국 가이드 스타>의 윤승희 연구원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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