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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부자들, 경제위기로 영국행 증가

입력 : 2014.12.22 15:17|수정 : 2014.12.22 15:17


러시아의 경제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조국을 버리고 영국으로 떠나는 러시아 부자들이 유례 없이 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영국 정부 통계에 의하면 올들어 9월까지 영국 투자 비자를 받은 러시아인은 1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6명에 비해 69% 급증했다.

작년 한해 동안 영국 투자 비자를 받은 러시아인은 118명에 불과했다.

유럽연합(EU) 이외 국가 출신이라 하더라도 100만~1천만 파운드 상당의 영국 국채를 매입하면 영주권과 시민권을 신속하게 얻을 수 있는 투자 비자를 발급받게 된다.

FT는 유가하락과 러시아의 동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 루블화 가치 폭락이 자본 이탈을 부추기면서 러시아 경제에 치명타를 가했다고 전했다.

루블화 가치는 지난주 36%나 폭락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리의 대폭 인상에 나섰지만 힘을 쓰지 못한 채 루블화는 2%가 더 떨어졌다.

러시아에서 영향력이 큰 재력가인 블라디미르 예브투센코프 시스테마 그룹 회장이 지난 9월 체포된 데 이어 법원으로부터 석유계열사인 바슈네프트를 국가에 귀속하라는 판결을 받은 것도 러시아 부자와 개혁 성향 정부 관리들에게 투자환경이 불안하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영국의 투자 비자가 특히 러시아와 중국인에게 인기를 끄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20년만에 처음으로 투자 문턱을 높였다.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새 규정은 투자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최소 투자액을 100만 파운드에서 200만 파운드로 높이고 투자 성격도 제한했다.

종전에는 투자 비자 신청자가 전체 투자액의 25%를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영국 정부가 외국인의 투자 성격을 제한한 이유는 런던 부동산 투자에 외국인 투자가 몰리는데 대한 국민의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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