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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신입사원 연수 "현장에서 답을 찾아라"

입력 : 2014.12.22 08:12|수정 : 2014.12.22 08:12

불확실한 시장서 생존할 인재 육성…현장체험 대폭 강화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7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사업 방향에 대한 질문에 "지금처럼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힘든 때가 없었다. 2015년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동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사업계획 수립 자체가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이 부회장의 발언은 대체로 현재 이통업계가 고민하는 지점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다는 평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연말 정기인사에서 저마다 현장형 인물을 전진배치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전략은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에서도 잘 드러난다. 올해 이통업계 신입사원 연수의 키워드는 '현장에 강한 인재 육성'으로 압축된다. 당장 실무에 투입해야 하는 만큼 현장교육을 강조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그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고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시장 선두업체인 SK텔레콤은 올해 인재상으로 '완생형'을 제시했다. 완생은 바둑용어로 사방의 활로가 막혀도 죽지 않는 상태의 돌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해내는 인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토론배틀'과 '현장패기훈련'을 도입했다. 토론배틀이 경영자 입장에서 시장환경 등을 입체적으로 파악해 의사결정을 하는 훈련이라면, 현장패기훈련은 고객센터에서 직접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상품·서비스 판매업무를 수행하는 등 현장을 체험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2일 "점점 격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선 현장에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짚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키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KT도 황창규 회장의 '현장중시경영'에 들어맞는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신입사원은 2주간 마케팅·네트워크 분야의 순환 실습교육을 받은 뒤 6주에 걸쳐 현장을 뛰며 직접 고객을 상대하게 된다.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고 고객 니즈를 파고들 수 있는 마케팅 기법도 함께 배운다.

예년과 견줘 전체 프로그램 구성의 틀을 현장 중심으로 바꾸고 교육 강도를 크게 높였다고 KT 측은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좀 더 구체화된 현장성 연수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신입사원이 신분을 숨기고 고객으로 행세하며 일선 매장의 서비스를 점검하는 '미스터리 쇼퍼'는 특히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아울러 신입사원을 소매매장인 직영점에 파견해 고객 응대를 위한 기본 매너부터 배우도록 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고객 관점의 업무 방식을 체화할 수 있도록 과거 어느 때보다 현장체험 학습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지면 질수록 고객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호흡을 맞추려는 기업의 노력은 배가될 것"이라며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의 트렌드 변화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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