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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대통령 선거 야당의원 매표시도 주장 파문

입력 : 2014.12.20 00:39|수정 : 2014.12.20 00:39

정부 "독립당의 선동" 반박…독립당 당수 "증거 영상 공개할 것"


그리스 연립정부가 의회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매표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파문이 일고 있다.

그리스 독립당 소속 파블로스 하이칼리스 의원은 19일(현지시간) 민영방송 ANT1의 토크쇼에 전화연결로 출연해 정부 측이 자신에게 대통령 선거에서 찬성해달라고 부탁하며 뇌물을 줬다고 밝혔다.

유명 배우 출신인 하이칼리스 의원은 "그들은 선금으로 70만 유로(약 9억5천만원)를 줬으며 은행 대출과 광고 계약을 주선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매표를 시도한 인물은 정치인이 아니라 기업가였으며 두 차례 만나서 얘기한 것을 녹화해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농담처럼 시작됐지만 결과적으로 심각하게 됐다"며 찬성표 대가로 200만~300만 유로를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독립당 파노스 캄메노스 당수도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하이칼로스 의원이 지난 6일 검찰에 관련 증거를 제출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캄메노스 당수는 또 증거 영상을 반겔로스 메이마라키스 국회의장과 하라람보스 아타나시우 법무장관에 제공할 것이며 이들이 공개하지 않는다면 대선 3차 투표일인 29일 전에 직접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칼로스 의원에 접근한 중재자는 도이체방크의 컨설턴트 출신으로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와 개인적으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피아 불텝시 정부 대변인은 "증거가 있다면 즉각 공개해야 한다"며 "만약 증거가 없다면 이런 천박한 이야기를 꾸민 가해자는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불텝시 대변인은 대통령 선출을 무산시켜 조기 총선을 치르게 하려는 허위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연정 다수당인 신민당의 안드레아스 파파미미코스 사무총장도 독립당의 주장을 '선동', '함정' 등이라고 비난하고 이 중재자는 캄메노스 당수의 자문관이었다고 반격했다.

이날 같은 토크쇼에 출연한 방송인 라키스 라조풀로스씨도 "최근 만났던 다른 의원도 자신에게 뇌물을 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 의원은 정부 측의 매표 시도를 주장했던 독립당 소속 스타브룰라 크수리두 의원은 아니라고 밝혔다.

크수리두 의원은 지난달 28일 기오르고스 수쿠리스씨가 대통령 선거에서 정부 측 후보에 투표해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대가로 300만 유로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같은 당 동료인 파나이오티스 멜라스 의원도 뇌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쿠리스씨는 지난주 검찰 조사에서 크수리두 의원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뇌물을 주겠다고 제안한 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신민당은 수쿠리스씨가 당원이 아니라며 부인했고 멜라스 의원 역시 크수리두 의원의 주장은 "역겹고 더럽다"며 반발했다.

연정이 추대한 스타브로스 디마스 대통령 후보는 지난 17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의원 300명 가운데 연정 소속 의원 155명과 무소속 의원 5명으로부터만 찬성표를 얻었다.

의회는 오는 23일에 2차 투표를 실시하며 부결되면 29일에 당선 요건이 180표인 최종 투표를 치른다.

연정은 무소속과 독립당 등의 의원 가운데 20표를 추가로 확보하지 않으면 대통령 선출에 실패해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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